[신년기획-클린IT로 세계를 이끈다]불법 소프트웨어 근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 SW불법복제 상시단속 현황

새해 국내 소프트웨어(SW)산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가 IT강국에서 이제는 SW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표 아래 SW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SW강국의 근저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것이 SW 불법복제율 감소다. 국내 SW산업 수준에 비춰 불법복제율은 아직도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 불법복제율이 감소하고 있어 희망적이다.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SW 불법복제율은 33.1%로 전년 33.7%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 복제율을 보면 기업의 불법복제율은 17.5%에 그친 반면 가정의 불법복제율은 43.8%로 가정이 기업보다 2.5배 정도 높았다. 기업은 ‘유틸리티’(컴퓨터 기능 지원)에 대한 불법복제율이 29.3%로 가장 높았고 그래픽(26.7%), 멀티미디어 저작(25.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제되는 SW는 국내 제품이 많아 국내 SW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불법 복제되는 SW 상위 10개 중 7개가 국산이다. 국내에서 불법 복제된 SW중 상위 10개를 꼽은 결과 국산 SW가 2002년 3개, 2003년 6개, 2004년 7개, 2005년(7월 현재) 7개를 차지했다. 상위 10개 SW의 불법복제 건수 가운데 국산 SW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2년 23.6%에서 2004년 33.8%, 2004년 42.4%로 매년 급증했다.

 반대로 국내 SW 불법복제를 10%만 낮춰도 경제활동 규모가 3조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계 소프트웨어업체 모임인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은 지난해 말 전세계 70개국의 SW산업 전망을 담은 ‘SW 경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국내 SW 불법복제율을 현재 46%에서 2009년까지 10%만 낮춰도 현재 12조5000억원 규모의 IT산업은 50%에 가까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04년 기준으로 46%에 이르는 국내 SW 불법복제율을 2009년까지 10%를 낮추면, 2조9000억원에 이르는 GDP 추가 상승, 1만8000여개의 신규 고용 창출, 2조1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김은현 한국 BSA 의장은 “지난 10년간 정부와 업계의 노력으로 국내 불법복제율을 30% 낮출 수 있었다”면서 “BSA는 SW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교육홍보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관도 불법복제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의 경우 SW지적재산권 보호의식 강화를 통한 정품사용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 및 홍보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심위는 지난 한해 초·중·고교, 공공기관 및 기업체 등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SW·디지털콘텐츠의 정품 이용과 효율적 관리, 불법복제 방지 등에 관한 방문교육을 실시했다.

 아울러 18회째를 맞은 ‘SW지적재산권 아카데미’는 기업에서 SW자산관리, 해외지재권 침해대응 전략 등의 실무지식과 관련 법·제도 및 기술동향에 대한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등 활발한 교육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TV, 라디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청소년과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폭넓은 홍보활동을 통해 지재권 보호 의식을 확산시켜 나가고도 있다.

 프심위 측은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재권에 대한 관심이 정품사용에 대한 실천으로 이어져 저작권자와 이용자의 권익이 동시에 증진될 수 있는 교육·홍보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

 

◆"불법 복제, 우린 그런거 몰라요." 정품SW 사용 모범기업

 “정품 소프트웨어, 쓰고는 싶은데 비싸서 영…”

 최근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위원장 구영보)가 정품 SW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불법복제 SW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정품 SW 가격이 비싸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은 사내 컴퓨터에 불법복제 SW를 설치한 경험이 49.6%로 나타났는데, 불법복제 SW를 설치한 이유에 대해 ‘정품 가격이 비싸서’라는 응답자가 37.4%로 가장 많았다.

 이같은 환경에서도 ‘정품 사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이를 실천하는 기업도 적지않다. 온라인 게임 포털 ‘피망’과 ‘세이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는 네오위즈는 국내외 SW저작권사들로부터 100% 정품 SW만 사용하고 있는 기업으로 첫손에 꼽히는 기업이다. 이같은 공로로 이 업체는 최근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회장 최헌규) 산하 ‘소프트웨어 클린 사이트(SCS)’ 인증위원회로부터 ‘SW 정품사용 모범기업’으로 공식 인증을 받기도 했다.

 총 1020여대의 PC와 서버를 보유하고 있는 네오위즈는 지난해 4월 SW 자산관리 컨설팅을 시작으로 약 6개월 동안 SCS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네오위즈는 전년에 이어 연이어 인증을 받음으로써 매년 SW 지적재산권 침해와 관련된 정부의 SW 불법복제 단속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SCS 인증에서는 네오위즈 뿐 아니라 씨엔드에스마이크로웨이브(대표 이홍배)와 부동산114(대표 이상영 http://www.r114.co.kr)도 인증을 신규 확득했다. 이들 업체는 사내 불법 SW 사용 차단을 위해 관리규정 등을 정해놓고 엄격한 내부통제를 하고 있다.

 정품사용 모범기업 인증제도(Software Clean Site)는 SPC가 정품 SW 사용 우수 기업(기관)을 발굴해 심사를 거쳐 SW 정품사용 우수기업(기관)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정품사용 모범기업으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100% 정품 사용은 물론 효율적인 정품 SW 사용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SPC에서는 이를 위한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규성 SPC 부회장은 “대표적인 온라인 사업자가 정품 SW를 100% 사용하는 것은 SW업계에 반가운 일”이라며 “향후 SPC는 불법SW 단속보다 모범 기업들을 발굴함으로써 정품 SW 사용자 문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불법복제 강국 오명 벗는다.

불법복제 소프트웨어(SW) 사용율은 교통사고 사망율과 함께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순위에 꼽게 하는 불명예중 하나다. 하지만 이같은 오명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기대되는 반가운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연말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회장 최헌규)가 발표한 `SW 저작권 침해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불법 복제물의 사용 등을 통해 국내서 발생한 SW 저작권 침해건수는 1119건이었다. 10말 현재 통계치이긴 하나 전년(2838건)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실적이다. 이에 따른 피해금액도 258억원으로 이 역시 2004년에 비해 128억원 가량 감소한 액수다.

 업종별 침해건수를 살펴보면 제조·화학 분야가 478건으로 절반에 가까운 42%를 차지, 단일 업종으로는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정보·통신, 건설·교통, 유통·서비스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 침해금액현황에서는 정보·통신이 121억원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했고, 제조·화학, 건설·교통, 기계·전자 등이 그 뒤를 따랐다.

 특히 침해규모별 침해건수에서는 500만원 미만이 411건으로로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침해규모별 침해금액에서는 3억원 미만이 33%로 가장 많았다. 이는 불법복제의 규모가 점차 소규모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 정품 사용에 대한 청신호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들어 불법 복제 SW의 사용이 눈에 띄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정품 SW 사용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 제고와 SW 등록제도 등 정부와 관련기관의 각종 지재권 보호 장치의 활용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위원장 구영보)가 지난 연말 SW를 등록한 민원인을 대상으로 `SW등록제도 이용현황 및 만족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SW개발자들이 등록 제도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지적재산권 보호(56.1%)’를 꼽았다는 점은 등록제도가 창작기간 추정과 창작사실 등의 정보를 제공, 지재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