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공급사 `색깔` 바꾼다

 주요 시스템 공급업체가 새해 조직 개편과 맞물려 기존 주력이었던 하드웨어 유통 대신에 솔루션·서비스 분야로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또 신규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등 하드웨어 유통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정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는 하드웨어 단가 하락으로 마진이 줄어든데다 시장에서도 시스템 유통 업종에 대한 평가절하가 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원엔시스템은 솔루션 사업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HP 서버를 유통하면서 확보한 유통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BEA·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시큐아이 등 주요 솔루션 업체와 제품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2월 중에도 서버 기반 컴퓨팅 솔루션 업체 등 2∼3개업체와 추가 총판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SI사업과 컨설팅 인력도 확대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SI사업 인력은 10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0명까지 두 배 이상 확대했고 연말에 서울시 정보화 프로젝트 등 4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 회사 이인철 상무는 “더 이상 정원엔시스템을 서버 유통업체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올해 기업 색깔을 확실히 바꾸겠다”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정보통신도 SI·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유비쿼터스 사업부도 올 1월 부로 새로 신설했다. 이 사업부는 U솔루션· U인프라 2개 팀으로 세분화해 운영된다. 반면, 서버 유통은 IBM 제품에만 집중하는 등 시스템 사업 본부는 기존 5개팀에서 4개팀으로 줄였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미국 업체를 중심으로 콘텐츠 관리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아카이빙업체 아우터베이 테크놀로지스의 제품을 단독으로 국내에 공급키로 했으며 2∼3개의 다른 솔루션도 확보해 놓았다.

전혀 다른 새로운 사업 진출을 선언한 업체도 있다. 한국EMC 스토리지 총판업체 엔빅스는 최근 바이오포커스와 주식 교환을 통해 바이오 사업에 간접 진출했다. 엔빅스 이병권 부장은 “시장에서 하드웨어 유통업체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심한 편인데 대부분 코스닥에 등록돼 있어 민감하다”면서 “올 한해 주요 업체마다 변화의 물결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