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격 단행된 개각에서 새로운 장관을 맞이하는 동시에 전임자를 떠나 보내는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는 환영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특히 신임 장관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무난하고 경력상 부처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데 적격이란 평이 주류였다. 또 역대 장관 가운데 일을 가장 잘했다는 전임 장관들에 대한 애정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과기부 직원들은 2일 아쉬움과 환영하는 마음이 교차하는 가운데 김우식 신임 과기부총리 내정자가 과학기술계를 잘 아는 인사라는 점에 큰 기대를 표시했다.
무엇보다 2004년 2월부터 1년6개월여간 청와대 비서실장직을 수행하며 합리적인 리더십을 보여줬기에 청와대와 과기부 간 협조가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과기부 한 간부는 “(김 신임 부총리 내정자가) 절반 정도가 남은 참여정부 임기 동안 과학기술 정책을 잘 마무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물경제의 지휘봉을 잡은 정세균 신임 산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산자부 공무원들은 정치 장관의 ‘호흡 맞추기’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미 두세 달 전부터 신임 장관 내정자로 입소문에 올랐기 때문에 산자부 입성을 예측해온 일부 공무원은 ‘예측이 맞았다’며 무덤덤한 반응이다. 산자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실물경제를 다루는 산자부의 역할로 볼 때 정치적 역량이 필요한 면이 적지 않다”며 “당내 입지를 보아 정책적 사안의 해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범도 차관보는 “올해 정부의 어젠다가 서민 경제 회복으로 실물경제에 밝고 경륜이 있는 신임장관 내정자를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적 측면에서 주력 산업과 신성장 산업을 균형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각으로 물러나는 오명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2003년 12월 입각한 뒤 2년1개월여간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의 기치를 높이 들고 △과기부의 부총리 부처 승격 △과학기술혁신본부 잉태·출범 △과학기술 국채 발행 등 많은 선물을 과학기술계에 풀어놨다.
오 부총리는 미래 먹을거리 창출과 같은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투자·지원을 집중하는 등 실용주의적 과학기술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 정부와 과학기술계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체신부·교통부·건설교통부 장관을 거치며 다진 오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고속철도, 자기부상열차, 해수담수화 일체형 원자로 등 정부 부처별로 사장되어 있던 굵직한 기술 개발 과제를 현안으로 끌어내 실용화 및 수출 기반을 다졌다. 또 체신부 장·차관과 아주대학교 총장을 지내며 축적한 한 발 앞선 정보화 마인드를 바탕으로 정보기술(IT)의 중요성을 인식, 과기·산자·정보통신부를 하나의 고리로 연결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역대 산자부 장관 가운데 가장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장관의 퇴임에 산자부 공무원들은 다소 아쉬운 표정이 역력. 산자부 출신으로 업무 전반에 걸쳐 “담당 사무관보다 실무를 더 잘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때론 ‘큰 형님’으로 전 직원을 보듬는 데 탁월했다는 평가다. 최근 청와대가 우수 정책 부처로 선정해 금일봉을 전했을 정도로 업무에 대한 이 장관의 열의와 노력은 모범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업에 있는 한 관계자는 “이 장관의 업무에 대한 열의는 그의 암기력에서 잘 나타난다”며 “소수점까지 달달 외우는 그의 업무 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경우·이은용기자@전자신문, kwlee·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