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특허관리 대행기구인 미국의 MPEG LA가 한국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용 특허 로열티를 개별 기술이 아닌, 기기단위로 통합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DMB 단말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우리 기업들의 로열티 부담이 덜어지고 특허 문제를 원스톱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돼 DMB서비스 확산은 물론이고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PEG LA는 최근 MPEG2, MPEG4, H.264 등 DMB단말기용 각종 특허를 통합관리할 ‘DMB 디바이스 라이선스 프로그램’(가칭)을 마련하고 전세계 특허권자(기업·기관)들을 대상으로 관련 특허풀 참여를 적극 요청하고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권자의 라이선스 프로그램 운영을 대행하는 MPEG LA가 기기(제품) 단위로 로열티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PEG LA는 통합 로열티 부과 방식이 성과를 거둘 경우 이 제도를 다른 분야 및 다른 국가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나라 DMB 단말기 제조사들이 먼저 요청한 것을 MPEG LA가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린 퓨타 MPEG LA 대표(CEO)는 ‘DMB디바이스 라이선스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하는 문서에서 “새 특허 운용 프로그램은 DMB단말기에 적용된 복잡하고 다양한 특허 관리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MPEG LA의 로열티 통합부과 방침에 대해 국내 업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 단위로 로열티를 통합 산정하니 금액은 낮아질 것”이라며 “특허 협상이나 로열티 지급 방식도 원스톱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또 “새로운 시도며 잘되면 우리나라가 상용화한 DMB서비스의 확산과 함께 DMB제조업체와 특허권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LG전자 관계자는 “로열티 단가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이라면서도 “위성 DMB 핵심기술인 ‘시스템E’ 특허를 보유한 도시바와 필립스 등 주요 특허권자가 MPEG LA가 추진하는 라이선스 프로그램의 특허풀에 참여하지 않으면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