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출연연구기관 사상 처음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연구자와 보직자의 경력을 따로 관리하는 ‘이중경력 제도’를 도입한다.
ETRI 임주환 원장은 4일 대덕연구개발특구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병폐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온 ‘줄서기 문화’를 근절할 대안을 마련 중”이라며 “상반기 중에 ‘이중경력 제도(듀얼 래더)’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출연연에서는 연구자들이 보직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기관장 공모 때만 되면 기관장 후보를 향한 줄서기로 내부 갈등을 초래하는 등 화합 분위기를 해쳐 왔다. 특히 연구자들은 과제를 수주하더라도 책임을 보직자들이 대부분 맡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까지 발생해 왔다.
이에 따라 임 원장은 “연구직에 단장 및 부장급 이상의 대우가 가능한 여러 단계의 ‘팰로’라는 직제를 새로 도입할 것”이라며 “연구자도 열심히 연구하면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 원장은 “일정 연령에서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53∼55세부터 이 시스템의 적용을 검토중이나 내부 논란이 있어 우선 직원 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