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CES]디지털 TV 기상도

[여기는 CES]디지털 TV 기상도

‘LCD 맑음, 슬림 브라운관 흐림.’

 2006년 CES에 출품된 디지털TV는 패널에 따라 기상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PDP TV와 LCD TV가 여전히 차세대 주도권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벌인 가운데 지난해 반짝 돌풍을 일으킨 슬림 브라운관TV와 프로젝션 TV의 퇴조세가 뚜렷했다. 반면 유기EL, SED 등 차세대 패널을 적용한 TV 시제품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PDP와 LCD TV마저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LCD TV 약진=여전히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PDP TV와 LCD TV의 주도권 싸움은 LCD TV로 다소 기우는 양상을 보였다. 그동안 PDP TV와 LCD TV를 동시에 공략해온 소니가 ‘브라비아’ 브랜드를 출시한 뒤 LCD TV쪽으로 완전히 무게중심을 옮겨간데다 삼성전자도 PDP보다 LCD TV에 프로모션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센트럴홀 중앙에 나란히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와 샤프는 각각 전시장 입구에 LCD TV 여러대로 꾸민 대형 피라미드 구조물 세워 분위기를 압도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세계 최대인 82인치 LCD TV를 동시에 전시해 크기 경쟁에서도 PDP TV를 바짝 추격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반면 PDP진영에 힘을 실어줬던 파나소닉이나 LG전자는 여전히 PDP TV를 주력을 내세웠지만, 지난해 선보인 102인치 모델을 그대로 갖고 나와 홍보효과는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다. 대신 이들은 ‘풀 HD’ 화질을 지원하는 1080p 제품을 대거 선보여 화질 경쟁력을 강조했다.

 ◇유기EL·SED ‘다크호스’ 부상=도시바가 개발한 SED(표면전계디스플레이)를 채용한 TV와 유기EL TV 시제품도 처음으로 CES에서 시연돼 눈길을 끌었다.

 도시바가 캐논과 함께 야심차게 개발한 SED는 자연스러운 화질을 제공하는 브라운관TV의 특성과 PDP와 LCD TV의 특징인 초박형과 고화질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화소(픽셀)마다 소형 진공관을 붙이는 기술로 초박형을 실현하고 있다. 또 삼성SDI가 양산을 선언한 17인치 유기EL TV도 LCD TV보다 뛰어난 화질, 광시야각, 낮은 소비전력으로 강력한 ‘다크호스’로 주목을 끌었다.

 이밖에 LG전자가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50인치 무선 PDP TV와 소니의 ‘로케이션 프리(location free) TV’ 등이 주목받으면서 화질에 이어 ‘무선(wireless)’이 TV 성능 개선의 또 다른 화두로 떠올랐다.

 ◇슬림 브라운관·프로젝션 퇴조=하지만 슬림브라운관 TV는 삼성전자가 디자인과 화질을 개선한 32·29·21인치급 제품을 내놓고, LG전자가 한 귀퉁이에 하나의 제품만 전시회 명맥을 유지했다.

 프로젝션 TV는 도시바와 샨요, 소니 등 일본 업체들 중심으로 제품이 나왔지만 눈에 띄는 제품은 드물었다. 그나마 기대를 모은 엘코스TV도 대우일렉이 출시하지 않아 이번 CES 이슈로 떠오르지는 못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