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활패축(서活패縮)’
유재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 사장(46)이 보는 올 한 해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의 기상도다. 소프트웨어가 서비스화되는 속도가 활기를 띠는 반면,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세력은 점차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패키지보다 서비스 쪽에서 부흥이 일어날 것이며, 올해는 이러한 패러다임이 형성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유 사장은 “단순 패키지로는 곤란하고 서비스를 같이 파는 복합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어야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MS 본사는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작년에 공고히 한 바 있다.
유 사장이 보는 또 하나의 소프트웨어 시장 키워드는 ‘희망’이다.
“정보혁명이 오는 2010년에 정점(피크)을 이룰 터인데, 올해는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유 사장은 “오는 2010년까지 투자가 더 활발해지고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종류의 다양한 모바일 기기(디바이스) 출현도 유 사장이 올 한 해를 흥미있게 보는 이유 중 하나.
그는 “풀 윈도XP를 지원하는 7인치 크기의 태블릿기능 PC와 윈도CE 기반의 4인치 디바이스 등 새로운 종류의 디바이스들이 올해 등장할 것 같다”며 “한국MS는 이러한 디바이스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로서, 역동적인 디지털 라이프사이클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사장이 소형 디지털카메라를 항상 가지고 다니며, 마음에 드는 풍경이나 장면을 수시로 담는 것도 이러한 라이프사이클 변화를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다.
대리로 입사, 10년 만에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그는 MS의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런 그가 그동안 아쉬웠던 것 중 하나는 국내 소프트웨어업체와 성공적인 해외진출 모델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
“X박스 등 게임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와 탄탄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순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ISV라 불리는 국내 소프트웨어업체와 내세울 만한 상생모델을 만들지 못했다”고 아쉬워한 그는 “올해는 ISV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 꼭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진출 케이스를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국MS는 2007년 회기가 시작되는 7월경 이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 올 3∼4분기경에는 가시적 성과를 낼 생각이다.
올해 솔루션 시장 규모는 작년에 비해 10.6% 늘어난 35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사장은 이와 관련, “고객관계관리(CRM) 등 솔루션의 통합·협업화가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MS가 주력하고 있는 곳 중 하나인 데이터베이스(DB) 시장은 작년보다 6.8% 성장한 2040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DB시장과 관련, 유 사장은 “고성능·대용량·고가용성 바람이 올해 더욱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하면서 “3년 안에 오라클을 확실히 따라잡을 것이며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고성능의 최신 제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향후 컴퓨팅 시장을 움직이는 동인(모멘텀)에 대해서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를 비롯해 협업과 통합”이라고 설명한 그는 운용체계(OS)와 오피스 등 클라이언트 시장에서는 아직 한국MS에 맞설 대안자가 나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비스타’와 ‘오피스12’ 판매에 올 한 해 한국MS가 ‘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스타’는 현 윈도XP를 잇는 5년 만에 나오는 새 윈도고, ‘오피스12’는 개인과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도와주는 최신 사무용 소프트웨어다.
“오피스12 등이 나오면 최근 몇 년간 화두로 떠올랐던 모빌리티 환경이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컴퓨팅 환경 변화를 설명한 유 사장은 “두 제품이 출시되면 기업 고객의 하드웨어 교체 수요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등 한국IT산업 전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