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전자제품의 부품 국산화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은 향후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전자제품의 전망을 밝게 만든다. 과거 전자 제품 수출액이 늘수록 우리는 외형만 커지고 실속은 외국, 그중에서도 일본 부품업체가 가져간다는 이른바 ‘가마우지론’이 팽배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제조나 디자인·영업·마케팅에 이르는 모든 경쟁 요소가 세계 수준에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 부품의 자립은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핵심 부품 약진=주요 전자제품의 부품 국산화율 증가는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일궈낸 성과다. 특히 원가 비중이 높은 부품은 대부분 국산화가 이뤄졌다.
휴대폰의 경우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메모리를 비롯해 카메라모듈·케이스·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이 최소 95%에서 100%에 이른다. 디스플레이도 2004년 65%에 비해 80%로 늘어났고 인쇄회로기판(PCB)이나 수동부품도 90% 내외의 국산화율을 기록했다.
LCD TV는 단연 국산 패널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LCD TV는 패널이 제조 원가의 70% 이상인데 2004년 55%던 국산화율이 작년에는 90%로 높아졌다. PDP TV는 원래 삼성SDI와 LG전자가 세계 PDP 시장을 좌우해왔기 때문에 부품 국산화 측면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MP3플레이어 역시 낸드 플래시 메모리나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 비중이 늘면서 토대가 탄탄해지고 있으며 DMB 단말기는 핵심인 수신 칩이 국산화되면서 단번에 70% 이상의 부품 국산화율을 기록했다.
◇아직은 2% 부족한 현실=전반적으로 전자 부품의 국산화율이 크게 개선됐지만 아직 ‘2%’가 부족하다. 대부분의 핵심 부품이 국산화됐지만 몇몇 부품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휴대폰은 역시 통신용 베이스밴드 칩이 가장 큰 문제다. 계속 제기되는 퀄컴 의존도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 다만 일부 시스템 반도체 업체가 베이스밴드 칩 국산화의 물꼬를 트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원가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RF 부품이나 커넥터 등도 90% 이상 일본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LCD TV는 드라이버 칩이, PDP TV는 파워모듈이 약세다. 각각 수입 의존도가 90%와 70%에 달한다. 이 밖에 프로젝션 TV용 엔진, PMP용 코덱 칩, MP3플레이어 전원 컨버터, DVD플레이어의 영상 칩, 셋톱박스용 CPU와 튜너 등도 국산화 과제가 남은 분야다.
여기에 여전히 외국 업체가 초강세를 보이는 소재 분야의 국산화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상당 부분의 소재가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정부가 부품·소재 육성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세트업체들도 부품·소재 산업 육성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주요 전자부품 국산화율 변화 추이(단위 : %)
구분 2004 2005
휴대폰용 통신 칩 0 2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65 80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68 95
LCD TV용 패널 55 90
LCD TV용 드라이버 칩 5 10
노트북PC용 HDD 35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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