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배전 부문 독립사업부제 시행

 올 상반기중 도입될 한국전력의 배전 독립사업부제가 중전기기 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전은 한전의 배전 부문을 6∼10개의 지역별로 나눈 독립사업부제로 전환키로 하고 액센츄어-영화회계법인을 통해 외부 용역을 진행중이다. 한전 측은 새해 초부터 독립사업부제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용역결과가 늦어지고 있지만 상반기 내 도입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배전 부문 독립사업부제는 사업부간 내부경쟁을 유도해 전반적 산업 효율화를 목표로 한다. 중전기기 및 한전 협력업체들은 한전의 독립사업부제의 방향과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각 사업부가 효율성·채산성 경쟁에 나서면서 그동안 한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중전업계에 고루 배분되던 물량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형적인 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기술력을 갖춘 업체에게는 기회가 늘어나겠지만 범용제품 위주로 한전 발주물량만을 보면서 사업을 해온 업체들에게는 악재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업체 한 사장은 “전체 발주물량이 커지지 않더라도 우량업체·신기술 확보 기업에게 호재가 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각 독립 사업부가 경영성과를 따지게 될 경우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중전업체에 전반적인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설비나 유지보수 비용 등의 축소는 중전기기 업체에는 가장 나쁜 소식이 될 수 있다.

 한전KDN 관계자는 “독립될 여러 배전사업부가 원가절감 경쟁에 나설 경우 중전기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여러 독립사업부에 대해 각각의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도 중전기기 업계에는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배전 독립사업부제에 따라 수혜를 볼 분야로 원격검침과 배전반 자동화 부문을 꼽았다.

 홍준희 홍원대 교수는 “원격 자동미터(원격검침) 분야는 새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유력한 아이템 가운데 하나”라며 “독립사업부제에도 신규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고 각 사업본부장의 구매권 부여 등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다른 부분의 득실을 따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누리텔레콤 조송만 사장은 “독립 사업부제가 큰 틀에서 산업 효율화를 꾀하는 것은 분명한 만큼 원격검침·지능형 배전 자동화기기 등의 도입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