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의 향방은 어디로

올해 서비스될 게임 중 여심을 사로잡을 게임은 어떤 게임일까?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웹젠의 ‘위키’, 넥슨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루니아전기’ 등이 여성 게이머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차지할 게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본지에서 게임업계 마케터, 개발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30명에게 올해 여심을 사로 잡을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위키’와 ‘루니아전기’는 각각 6표를 얻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위키’와 ‘루니아전기’의 경우 쉬운 인터페이스와 귀여운 캐릭터가 압권이며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요소인 색채가 예쁜 요소 때문에 선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키’와 ‘루니아전기’는 특히 서비스사가 웹젠과 넥슨이라는 점도 1위 선정의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게임 마케터들 중 ‘위키’를 선정한 사람은 6명이고 ‘루니아전기’는 5명이 여심을 잡을 게임이라고 답해 웹젠과 넥슨의 마케팅력이 여심을 잡는데 한 몫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발자들의 경우 ‘위키’는 단 한표도 얻지 못했고 ‘루니아전기’는 1표를 얻는데 그쳤다.

뒤를 이어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후속작으로 개발되고 있는 ‘라그나로크 온라인2(이하 라그2)’가 4표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MMORPG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 유저들을 확보했을 정도로 독특한 느낌이 강했던 게임이란 점을 고려할 때 ‘라그2’도 이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여성 유저들을 기반으로 ‘라그2’의 흥행몰이에 나선다면 올해 최고의 게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엠게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귀혼’과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큐링’도 여성들의 관심을 받을 게임으로 뽑혔다. 이들 게임은 전문가들로부터 각각 3표씩을 획득,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귀혼’과 ‘큐링’은 서비스되고 있으며 여성 유저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성들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던 스포츠 온라인게임도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게임에서 더이상 금녀의 구역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전문가들은 테니스게임인 손노리의 ‘러브포티’,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겜블던’에 2표를 던졌고 ‘SP JAM’, ‘마구마구’ 등도 1표씩을 획득해 스포츠게임이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됐다. 이밖에 네오위즈의 ‘알투비트’, ‘고스트X’, 엔씨소프트의 ‘토이스트라이커즈’ 등도 1표를 얻어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르뽀-PC방에 여성 게이머 는다

게임을 가장 많이 즐기는 골든 타임이라는 저녁 8시 무렵 서울 노량진 본동에 위치한 파란PC방. 30대의 컴퓨터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게임을 하는 소리로 요란하다.

청소년출입 통제 시간인 밤 10시 이전이기 때문에 간혹 초등학생도 보였지만 대부분 20대 이상의 사람들이 열심히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 노량진이 학원가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고시공부 하는 학원생들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 짬짬이 PC방에 자주 들른다고 이곳 사장은 귓뜸했다.

PC방을 생각하면 자욱한 담배 연기와 퀘퀘한 냄새가 떠올려지겠지만, 최근 금연구역 지정과 깨끗한 PC방을 만들기 위해 공기 청정기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으로 쾌적한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환경이 변하면서 가장 눈에 띄게 바뀐점은 고객층이 초등학생과 여성 등으로까지 다양화됐다는 점이다. PC방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그나마 다양화된 고객층으로 운영하는 것 같다.

파란PC방엔 5명의 여성 고객이 게임에 몰입해 있는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들이 주로 하는 게임은 ‘카트라이더’, ‘겜블던’ 등의 캐주얼게임이 대부분이었다. 이중 한 여학생은 MMORPG인 ‘로한’을 즐기고 있었다. 이 양은 “PC방을 주로 이용해 게임을 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PC방 환경이 좋지 않아 이용하기 힘들었지만, 최근 환경이 쾌적해지면서 친구들과 자주 PC방을 애용하게 됐다고 한다.

이 양은 “친구들 대부분도 게임을 하기 위해 PC방을 자주 이용할 정도로 PC방 사용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곳의 경우 학원가이기 때문에 여성 고객이 다른 PC방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주택가 등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성들 사이에서 온라인게임이 유행으로 떠오르면서 캐주얼 게임 등을 이용하려는 여성 고객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