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을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모두 미쳤다고 손가락질했다. 감히 누구도 영상으로 도전하지 못했던 팬터지의 고전이었고 너무나 방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피터 잭슨은 3부작으로 이를 해냈고 전세계는 열광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게임도 개발됐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여러 개가 있고 외전도 있지만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으로 등장한 것은 매우 의외였다. 그러나 ‘중간계 전투’라는 이름으로 이를 멋지게 완성시켰고 이번 작품은 그 후편이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연출, 웅장한 전투를 선보였던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새로운 종족이 추가됐으며 건설 지역을 완화시켰다. 또 유저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해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유도를 넓혔다.
일단 선의 진영에 엘프와 드워프가 등장했고 악한 진영에는 고블린이 추가됐다. 선과 악의 대결 구도는 그대로 유지돼며 유저는 진영의 선택에 따라 수십개의 캠페인을 즐길 수 있다.
전투의 스케일은 다양성을 더했다. 진형과 전선, 전략을 통해 전투를 수행해야만 하며 공중, 해상, 육상에 골고루 유니트를 포진시켜야만 손쉬운 승리가 가능하다. 머릿수만 믿고 밀어 붙이는 방식은 통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유닛과 영웅 캐릭터를 만들어 게임에서 즐길 수 있다. 유저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전투에 참가시키고 이를 육성시켜 나가 중간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이 게임은 영화 ‘반지의 제왕’을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에게 적합한 타이틀이지만 최근 실종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의 현재진행형을 짚어 볼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