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가 스포츠의 승부를 가르듯 전자 산업의 경쟁력은 부품소재에서 나온다. 최근 국내 부품소재 산업은 약진을 거듭해왔다.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속속 국산화한데 이어 이제는 세계 시장을 향해 발돋움하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 전자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흙 속의 진주와 같은 부품소재 강소기업을 찾아 그 성과를 집중 조명한다.
이미지센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디지털 영상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모두 이미지센서가 필요하다. 이미지센서는 고체촬상소자(CCD) 방식과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방식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화질이 뛰어난 CCD 이미지센서는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아이디에스(대표 김성민 http://www.idslcd.co.kr)는 일본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국내 유일의 업체다. CMOS 이미지센서의 성능이 날로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규모는 CCD 이미지센서가 크다. 전자부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은 33억 달러 정도인데 이 가운데 60% 정도인 18억 달러를 CCD 이미지센서가 차지하고 있다.
CCD 이미지센서는 좋은 화질이 필요하고 화면 노이즈가 없어야 하는 고화소 디지털카메라나 감시 카메라, 생체인식, 의료장비 등에 널리 사용된다.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가가치도 높다. 반면 CMOS 이미지센서에 비해 개발이 까다롭고 전용 라인이 필요하다.
아이디에스는 CCD 이미지센서의 시장성을 일찍 파악하고 2004년 초부터 개발을 시작, 작년 중반 제품을 완성했다. 아이디에스가 개발한 CCD 이미지센서는 130만 화소 제품이다. 현재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중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아이디에스는 이미지센서 개발뿐 아니라 이를 이용한 휴대폰용 카메라모듈까지 개발했다. 130만 화소 제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자동초점 기능은 물론 초당 15프레임의 선명한 동영상 촬영까지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CCD 이미지센서의 성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특히 아이디에스는 이미지센서를 8인치 웨이퍼로 만들어 약점인 경제성도 높였다.
CCD 이미지센서는 100% 일본 업체에 의존했고 CCD 방식 카메라모듈 역시 대부분 외산이었다. 아이디에스의 CCD 이미지센서와 카메라모듈 개발로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메이드인 코리아 휴대폰의 경쟁력도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미니인터뷰> 김성민 아이디에스 사장
“우리가 만든 CCD 이미지센서는 외국에서 먼저 그 성능을 인정받았습니다”
김성민 사장은 일본 업체가 독식하던 CCD 이미지센서 시장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독일 지멘스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한 대만 벤큐를 비롯한 해외 유력 업체들이 아이디에스의 CCD 이미지센서를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CCD 이미지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휴대폰용 카메라모듈뿐 아니라 CCTV용 카메라와 자동차용 카메라모듈까지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화소, 고품질을 내는 CCD 이미지센서의 특성 상 응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김 대표는 동아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삼성SDI에서 구매업무 팀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1999년 4월 아이디에스를 설립했다. 단기간에 어엿한 중견 부품 업체로 성장했지만 핵심 인력은 깊은 맛을 내는 장처럼 믿음직스럽다.
김 사장은 “아이디에스의 장점은 핵심 인력들이 20년 이상 한우물을 팠다는 점”이라며 “영상 부품 시장의 기술 동향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