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0억명 이상의 세계인이 새해의 등장을 알려주는 신호탄으로 숨죽이며 바라보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의 크리스털 공이 내년부터 완전히 바뀐다. 외형은 그대로지만 빛을 밝히는 조명이 백열등에서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된다. 백열등에 비해 아름다운 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광원으로 각광받는 LED는 밝기와 소비전력, 내구성 면에서 기존 조명과 비교할 수 없다. 아직은 LED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장기적 투자관점이나 효과면에서 오히려 효율적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나 기업이 LED를 이용한 ‘프리미엄 조명’을 선보이면서 도심을 밝히는 새로운 명물로 눈길을 끌고 있다.
GS그룹은 서울 역삼동에 자리잡은 GS강남타워의 상단 외벽을 LED 조명으로 장식했다. 무려 2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벌써부터 강남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LED 조명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GS홀딩스 이상빈 과장은 “LED 조명은 수천 가지 색은 물론이고 프로그램에 의해 원하는 모양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조명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서울타워도 LED로 새옷을 입었다. CJ그룹의 자회사로 서울타워를 운영하게 된 CJ엔시티는 작년 12월 초 7개월 동안의 새단장을 마쳤다. 특히 외벽의 LED 조명이 압권이다. 약 15억원이 들어간 이 조명은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색과 모양이 변한다.
지방자치단체도 LED 조명을 속속 설치하고 나섰다. 목포시는 ‘걷고 싶은 빛의 거리’라는 사업을 위해 목포극장 앞 도로에 LED로 만든 루미나리에를 시범 설치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LED를 사용한 목포시 루미나리에는 높이 12m의 터널식 구조물 4개를 10m 간격으로 설치해 빛의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목포시는 오는 3월까지 길이를 500m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목포시는 시내뿐 아니라 인근 섬인 고하도를 연결하는 조명도 LED로 교체, ‘목포의 밤’을 밝히고 있다.
안성시는 남북을 가로지르는 옥천교(142m)와 안성교(98m) 구간에 LED 조명을 설치, 27가지 색의 새로운 도심경관을 연출하며 안성천 고수부지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