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이 보는 새해 IT경기](5.끝)PC-황운광 LG전자 부사장

[리더들이 보는 새해 IT경기](5.끝)PC-황운광 LG전자 부사장

 황운광 LG전자 부사장(53·DM사업본부장)은 올해 PC를 중심으로 한 퍼스널 시장을 ‘외화내빈’이라는 말로 압축했다. 겉이 화려한 만큼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진다는 설명. PC 수요는 지난해 이상으로 탄력을 받겠지만 점유율 경쟁은 더욱 거세져 ‘외형(매출)과 실속(수익)의 엇박자 현상’이 가속화한다는 진단이다.

 “보급형 제품으로 수요에 탄력을 받은 노트북PC가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데스크톱PC도 디지털 컨버전스 추세에 맞춰 지속 성장을 낙관합니다. 지난해만큼의 성장폭은 아니지만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황 부사장은 IDC 자료를 인용해 대략 올해 데스크톱PC는 280만대, 노트북PC는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 110만대 정도로 예상했다. 다만 가격하락이 이어지면서 금액 기준으로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세계적으로는 올해 2억2300만대에 이어 2009년께 2억8700만대로 확대돼 연평균 9% 가량 성장해 수출 전망도 밝다”고 덧붙였다.

 황 부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PC 전문가. 지난 77년 LG그룹 중앙연구소 엔지니어로 출발해 연구실장·상품기획실장·해외 마케팅 담당·사업부장에 이르기까지 30년 가까이 직간접적으로 PC사업에 관여해 왔다. 그만큼 시장과 기술, 나아가 제품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

 그가 올해 주목하는 시장 변인의 하나는 역시 ‘신기술’이다.

 “노트북PC에서는 기존 제품 대비 30% 이상 성능을 개선한 듀얼코어 CPU를 장착한 차세대 플랫폼 성공 여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가정용 홈네트워크 기술 집합체인 인텔 ‘바이브’는 데스크톱PC 수요의 추진력입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대폭 개선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용체계 ‘비스타’ 출시도 PC 수요의 성장 테마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황 부사장은 또 “이런 신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이 기존 제품과 확실하게 차별화를 이루면서 2006년 PC 판매를 주도할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그는 시장을 키우기 위한 건전한 경쟁은 필요하지만 ‘출혈경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벌어진 지나친 가격 경쟁에 대한 노파심이다.

 “올해는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은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업은 제품으로 승부를 겨뤄야 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만족하는, 감동하는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LG전자는 DMB 노트북PC·EVDO 내장 노트북PC·DMB PDA 등을 처음 출시하며 ‘엑스노트’ 브랜드 출시 2년 만에 시장점유율 22%를 달성해 삼성과 함께 양강체제를 굳히는 성과를 올렸다. 해외에서도 브랜드 노트북PC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24개국에 진출했다. 스토리지 사업도 8년 연속 ‘글로벌 넘버원’을 달성하고 AV 사업도 상반기 위기를 극복하고 하반기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해외시장 개척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DMB PDA처럼 앞으로 국내 시장 특유의 우수한 IT 인프라와 DMB·휴대인터넷 등 신기술을 접목한 경쟁 우위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견인하겠습니다. 8년 연속 세계 1위의 점유율을 기록한 광 드라이브(ODD) 제품에서도 올해 1위를 달성해 2007년 ‘10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이루겠습니다.”

 황 부사장은 “브랜드나 제품 선호도 못지않게 소비자 마음을 끄는 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가장 사랑받는 ‘러브 마크(Lovemark)’로 LG전자의 제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 올해는 새 시장을 만들고, 새로운 방식과 시스템을 창안해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블루오션 경영에 나설 것”이라며 “‘이기는 조직문화’ 구축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