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기술에 힘입어 섬유가 첨단 전자소재로 변신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등 해외 업체들의 도전, 거센 경쟁과 가격 하락, 공급 과잉 등으로 섬유산업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소재업계가 섬유에 나노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부가가치가 높은 각종 신소재 및 전자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도·내열성 등이 우수한 첨단 기능성 섬유소재는 물론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이나 연료전지 등 에너지 산업에 적용 가능한 섬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클린룸의 미세 먼지를 잡아주는 고밀도 필터나 와이퍼, 2차전지 격리막, 각종 기능성 필름 등 나노 기술이 적용된 섬유 소재의 사용이 늘고 있다.
한양대 응용화공생명공학부 김병철 교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섬유산업은 지금도 수출 효자 분야지만 범용 제품에선 중국 등의 추격으로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나노 기술을 통한 섬유의 고부가가치화에 도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코퍼레이션(대표 이영규)은 나노 섬유를 이용한 클린룸용 필터와 극세사 와이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충북 음성에 나노 섬유 공장을 준공, 올해 생산에 들어간다. 1.2∼1.7㎛ 크기의 미세먼지를 99.9999% 이상 여과할 수 있는 울파필터 소재도 내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또 클린룸 청소용 초고밀도 극세사 원단의 개발에도 성공했다.
요업기술원(원장 정수철)은 2000℃의 고온을 견딜 수 있는 나노 실리콘카바이드(SiC) 섬유를 개발, 가전 분야 적용을 타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열성과 열 전도도가 좋은 SiC 섬유를 가전제품을 비롯, 연료전지 담지체나 센서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아모텍(대표 김병규)은 나노 섬유 표면에 나노 기공을 도입, 전하 저장 용량을 늘리고 전하 이동 경로를 짧게 하는 기술을 캐패시터 제품에 적용할 방침이다. 도레이새한(대표 김병관)은 부직포 기술을 이용해 2차전지 격리막의 개발에 나섰다.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나노 섬유의 주 수요처는 필터 및 클리너를 비롯, 고효율 전극재와 고용량 캐퍼시터 등의 탄소섬유 소재와 2차전지·수소저장용 나노소재 등 에너지 분야로 세계 시장 규모는 2007년 240억달러, 2012년 400억달러로 추산된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