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계열화 관행 개선 조짐 보인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로 사실상 양분돼 온 반도체장비 계열화 관행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품·범용장비 등에 이어 핵심장비까지 두 회사에 모두 공급하는 업체가 탄생해, 국내 장비업계에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협력기업인 아토(대표 문상영 http://www.atto.co.kr)가 하이닉스반도체에 300㎜ 반도체용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장치(PE-CVD)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아토는 대·중소기업협력 대표 사례의 하나로, ‘삼성전자-아토’로 자주 소개된 업체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PE-CVD장비는 웨이퍼 위에 산화막·금속막 등을 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증착하는 전공정 핵심 장비다.

 이번 아토의 하이닉스 납품은 장비 국산화에 힘쓰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의 전략과 상생 차원에서 협력업체의 입지를 넓혀 주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어서, 향후 두 회사에 모두에 납품하는 장비업체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산업협회 이종휘부장은 “PE-CVD장비와 같은 핵심장비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같은 협력업체에서 공급받는 것은 국내 장비업계에는 큰 의미”라며 “최근의 상생분위기도 한 몫했지만 중소기업도 기술력이 담보되면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장비시장에서는 케이씨텍, 피에스케이, 에스티아이, 코미코 등 일부업체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에 장비 및 부분품을 공급하고 있다.

 문상영 아토사장은 “삼성전자측에서도 하이닉스 장비 공급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아토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것 처럼 인식되는 것이 회사 발전에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는데 이번 하이닉스 납품은 이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