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공장에 계십니다.’
이석재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의 주요 근무지는 충남 아산 탕정에 위치한 삼성코닝정밀유리 공장이다. 이 사장이 서울 태평로 사무실을 찾는 날은 매주 수요일 하루뿐이다. 수요일 오전 삼성 본관에서 열리는 삼성그룹 계열 사장단 회의 후 태평로 사무실에 잠깐 들러 결재를 하거나 보고를 받는다. 이 사장은 집무실을 단순히 공장으로 옮긴 게 아니다. 원가 절감 및 품질 혁신을 목표로 추진하는 ‘6 시그마’를 공장에서 이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는 게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설명이다.
현장 경영에 관한 한 이상완 삼성전자 LCD 총괄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사장도 수요일을 제외하곤 충남 탕정 생산 라인의 집무실을 좀처럼 비우지 않는다. 이 사장은 지난 2004년 7월 이후 7세대 라인 건설 및 가동을 진두 지휘하며 객지(?) 생활을 자처하고 나섰다. 탕정 인근 20평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는 이 사장의 객지 생활은 올해로 3년째 접어든다. 이 사장은 현장 경영을 위해 LCD 총괄의 기획·지원·관리·혁신 등 경영지원 관련 부서를 모두 탕정으로 이전했다. 삼성전자 탕정 라인에서는 임직원과 함께 공장에서 점심을 같이하는 소탈한 이 사장의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을 정도다.
지난 연말 비오이그룹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비오이하이디스 부회장으로 승진한 최병두 사장은 국경을 넘나들며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최 사장은 업무가 크게 늘어난 만큼 격주 단위로 중국 베이징과 한국 이천을 오가며 생산 라인을 찾아 현장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오이하이디스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없다.
이처럼 최고경영자(CEO)의 집무 공간이 생산 라인으로 이전하는 것은 직접 현장을 돌고 임직원과 호흡을 같이 하려는 이들 CEO의 현장 중심 경영 철학 때문이다. 현장 제일주의를 내걸고 몸소 실천하는 이들 CEO가 어떤 열매를 맺을지 주목된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