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서버가 강해지고 있다. 주요 업체가 블레이드 서버를 미래형 서버 형태(폼팩터)로 규정하고 투자에 나서면서 기능과 용도가 갈수록 확장되고 있는 것. 아예 ‘시스템’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성수 한국HP 블레이드 서버 담당은 “블레이드 시스템이 적당하다”며 “서버뿐 아니라 네트워크·스토리지·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통합해 제공하는 IT인프라 제품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능이 확장되면서 블레이드 서버가 전체 시장에서 ‘마의 10% 점유율’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블레이드 서버는 ‘블랙홀’=인텔 로엔드 칩 ‘제온’을 장착한 서버로 출발한 블레이드 제품은 최근 아이테니엄·파워칩 등으로 무장해 하이엔드 서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LG히다찌·한국HP·한국SGI가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인 블레이드 서버는 인텔 하이엔드 칩 ‘아이테니엄’을 장착했다. 한국IBM도 리스크 칩인 파워PC 기반의 블레이드 서버를 내놓은 데 이어 차세대 파워 프로세서 기반 블레이드 서버도 준비중이다.
시스템 내 서버 하나당 꽂힌 CPU 수도 2개에서 4개로 늘고 있다. LG히다찌 블레이드 심포니는 8웨이까지 지원한다.
운용체계(OS)도 다양해졌다. 한국HP는 윈도·리눅스·HP-UX를, 한국IBM은 다른 OS인 솔라리스까지 지원하는 블레이드 서버를 내놓는다.
고성능·고가용성을 보장하는 네트워크·스토리지·각종 스위치도 빠르게 흡수해 같은 박스 내에서 구현할 수 있다. 당연히 서버 관리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스토리지·네트워크·스위치 관리 소프트웨어를 모두 붙일 수 있다.
서태진 LG히다찌 부장은 “1세대 블레이드 제품은 서버 두께를 줄여 집적도를 높이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2세대 블레이드 서버는 통합 관리·전산 시스템 간소화를 위한 다양한 장비를 흡수해 종합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역도 넓어진다=블레이드 서버 도입 초기에는 단순한 클러스터링이나 웹 서버 통합 등 부가적인 업무 용도로 널리 쓰였다. 따라서 포털 등 특정 산업군을 타깃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터미널·웹·방화벽 서버, 애플리케이션과 DB 관리 서버 등으로 용도가 확장하고 있다. 특히 업무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서버를 확장해야 하는 분야에는 블레이드 서버가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명한신 한국IBM 차장은 “데이터베이스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용 서버뿐 아니라 슈퍼컴퓨터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서울대 슈퍼컴퓨터 역시 IBM 블레이드 서버 ‘JS20’으로 구축됐다.
◇프리미엄 서버로 재포장=서버업체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는 블레이드 서버의 비용절감 효과를 강조하는 가격 위주 마케팅이 많았다. 초박형 서버인 점을 내세워 공간과 전력비용이 적고 관리하기 쉽다는 것.
이에 비해 최근에는 하이엔드 칩을 장착한 시스템이 나오면서 고가용성·고안정성 등 기간계 서버 시스템의 프리미엄 서버로 사용하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섀시 등 초기 투자비용이 있어 프리미엄 서버 전략이 맞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히다찌는 블레이드 서버를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구분하고, 고급형은 백엔드 DB서버 등 기간계 업무가 가능한 ‘명품 서버’로 마케팅할 방침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