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는 조작으로 판명났지만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 상반기 중 범정부적 차원의 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 연구윤리 및 연구진실성 확보노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1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줄기세포 연구 지원은 계속=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와 당정협의의 기조는 황 교수팀의 논문조작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정부는 국내 과학계의 연구윤리 확보와 함께 생명공학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상반기 중 범부처 차원의 줄기세포 연구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을 지속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학술 윤리와 연구의 진실성 확보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학계와 협의 아래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연구윤리 확립과 진실성 검증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첨단 과학기술 연구에 있어 법적·윤리적·사회적 함의에 관한 연구(ELSI)를 모든 생명과학 연구에 확대해 과학에 대한 사회적 윤리의식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또한, 생명윤리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과 관련해서는 연구용 난자 기증 체계를 구체화하는 등 엄정한 난자 제공체계를 확립하고 생명윤리 진작을 위해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서울대 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최고과학자위원회 심의를 거쳐 황 교수에 부여한 제 1호 최고 과학자 지위를 취소하고 황 교수의 정부 관련 모든 공직을 사퇴 처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황우석 연구팀 줄기세포와 관련된 연구비 지원체계에 관해 금명간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키로 했으며 감사원은 정부의 요청과 별도로 황 교수 연구팀에 대한 감사를 내주 초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청와대도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상황점검회의에서 “이 과정이 한국의 과학발전을 한단계 더욱 성숙시키는 귀중한 계기가 되야 하고 정부를 비롯한 사회 전체가 성찰하는 교훈을 줬다”며 “책임문제는 사실관계에 근거해서 절차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 윈칙”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서울대 사과성명, 재발방지책 마련=이날 정운찬 서울대학교 총장은 황우석 교수팀 논문조작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정 총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 대학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과학자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러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 과학공동체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데 대해 총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이 일개 연구자의 잘못이나 일과성 비극으로 끝나지 않도록 관련 연구자들을 엄정 징계할 것이며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설치해 재발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대국민사과에 대해 “황 교수가 논문을 조작하고 국민에게 큰 슬픔을 준 것은 1차적으로 서울대의 책임”이라며 “교수가 잘못을 저질렀는데 총장이 국민에게 ‘다같이 반성하자’며 훈육하는 식으로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변 장관은 이어 “서울대가 관리비 명목으로 15%를 떼가는 것을 감안할 때 연구과정 등을 점검하는 것도 대학에 우선적으로 책임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총장이 남의 일처럼 사과하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주문정·조윤아기자@전자신문, mjjoo·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