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06-다국적 기업]디지털산업-디지털산업; TI코리아

 세계적인 반도체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국내법인인 TI코리아(대표 손영석 http://www.tikorea.co.kr)의 올 사업 기조는 신규사업 발굴, 인재 및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상생 경영’으로 요약된다.

 R&D 투자 및 국내 벤처기업·대학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한국 내에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국가 전자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TI코리아는 본사와 현지의 장점을 결합한 경영기법과 국내업체와의 윈윈전략, 그리고 차별화·전문화·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정착한 다국적기업으로 통한다. 2004년 국내 매출만 1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충북 진천 센서 및 제어부품 생산공장에는 총 550여명이 근무하면서 매년 경이로운 수출 기록을 세우고 있다. 2005년에는 3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해 2004년도 5000만달러 수출탑 수상에 이어 2년 연속 수출 기록 경신에 성공했다. 또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문에서도 2005년 대비 45%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I코리아의 현지화 전략은 올해 더욱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지난해 설립한 아날로그 IC 디자인센터를 기반으로 R&D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고, 더불어 아날로그 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손영석 TI코리아 사장은 “국내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 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할수록 아날로그 기술에 대한 인력 확보도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TI코리아는 아날로그 IC 디자인센터 설립을 계기로 이 분야 인력 확충에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날로그 IC 디자인센터는 휴대형 전력관리 분야를 시작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운영되며, 이후 디스플레이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동통신분야 R&D도 적극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장기적으로는 TI의 R&D 허브로 육성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또 국내 전자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해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DSP업계 리더로서 국내 DSP 개발환경 조성 및 기술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이 일환으로 9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DSP 디자인 하우스’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며 국내 대학과 산학 협력도 계속된다.

 지난해 10번째 DSP 랩을 국민대에 설치하며 약 1억2000만원 규모 개발장비를 지원한 TI코리아는 매년 10개 대학에 교육용 키트 및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의 현장교육, 실험, 실습에 이용되고 있으며, 일회성 장비 기증이 아닌 지속적인 무상 장비 업그레이드로 기술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격년제로 실시하고 있는 DSP 디자인 컨테스트 시상식을 개최한다. 지난해 제출한 논문 계획서를 토대로 논문을 접수받고, 올해 중 심사를 통해 1년간의 장고 끝에 탄생한 논문에 대한 심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는 학생들이 TI DSP 툴을 이용한 각종 아이디어를 실제 응용사례와 연결해 DSP 설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인기가 높으며, 국내 DSP 개발환경조성과 인력양성이라는 목표의 일환으로 93년 이래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 대회를 통해 현재 38편의 수상 논문을 배출한 바 있다.

 또한 2006년에는 신규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속적인 매출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와이브로, DMB, 3G, 4G, 아날로그에 집중 투자, TI코리아의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인터뷰-손영석 사장

 “DSP업계 리더로서 국내 DSP 개발환경을 조성하고 기술저변을 확대해 가겠습니다. 특히 올해 본격 가동되는 ‘아날로그 IC 디자인센터’를 TI의 R&D 허브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아날로그 IC 디자인센터는 휴대형 기기를 타겟으로 한 전력 절감형 반도체 연구센터. 한국의 모바일분야 입지가 강해지고 있어 손영석 사장이 TI 본사를 꾸준히 설득해 유치하게 됐다.

 손 사장은 여기에 대한 포부도 커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점차 TI의 R&D 부문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국내 인력 확보를 위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다. 평소 손 사장이 우려하는 것이 비메모리 분야 인력 부족.

 손 사장은 “아날로그 분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업무를 시작한 TI코리아 아날로그 IC 디자인센터는 불모지와 같은 국내 아날로그 분야에 잘 훈련된 인력을 공급하고, 아날로그 기술 발전의 교두보 역할을 통해 국내 기술수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손 사장은 외국계 기업 CEO로는 보기 드물게 장수하는 경영인이다.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손 사장은 “반도체는 한 우물만 파는 장인정신이 필요한 분야”라며 “하이테크 기업일수록 제대로 된 업무파악에만 5년은 걸린다. 전문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만이 가장 큰 경영의 핵심”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런 장기적인 비전 아래 TI코리아는 올해 와이브로, DMB, 3G, 4G, 아날로그 등 신규 사업 영역에 집중해 매출을 증대해 나갈 계획이다. 손 사장은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8%, 국내 반도체 시장은 10%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 사장은 “특히 국내 반도체 시장은 성장이 멈추지 않고 순항할 것”이라며 “TI코리아는 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건전한 경쟁을 펼쳐 가겠다”고 말을 맺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