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파워 ON](1)왜 로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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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를 앞두고 로봇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를 위해 로봇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국내 최고 과학자들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은 6개월간의 토론끝에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과 함께 로봇을 미래 10대 공학기술로 꼽았다. 일본과 미국, 유럽의 세계 최고 기술기업과 연구소도 로봇에 사활을 걸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때맞춰 정부도 강한 로봇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은 작년 10월 시정연설에서 다음 세대 먹거리로 주저함없이 차세대 이동통신과 함께 지능형 서비스로봇을 꼽았다. 뒤이어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 계획과 비전도 상당히 구체화됐다. 지난해에는 세부적인 미래 계획안까지 마련됐다. 2013년 세계 시장 15%를 점유하는 세계 3대 지능형로봇 강국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다. 로봇산업은 적어도 10년 후에는 지금의 통신, 반도체 산업과 비견될 정도로 산업 전체를 이끌 중요한 수출 상품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전자신문은 이처럼 대표적인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로봇 산업을 조망하기 위해 연중 기획을 마련했다. 연중기획 시리즈는 매주 금요일 한 면을 통해 로봇과 관련된 비전과 과제, 정책 방향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특히, 신규 시장 창출에 초점을 맞춰 나가는 동시에 정체돼 있는 산업로봇 시장의 활로도 제시하고자 한다.

◆왜 로봇인가?

왜 로봇인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밥상에 올라 우리를 살찌운 먹거리는 다름아닌 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와 조선산업이다.

특히 반도체를 앞세운 첨단 전자IT산업은 다이내믹 IT코리아로 대표되는 빠른 성장을 견인해 왔다. 반도체는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우리 산업의 모델을 선도형으로 체질전환하는 톡톡한 공을 세웠다. 바통은 휴대폰, 디스플레이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자 IT산업은 세계 4번째로 수출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또 하나의 기념비를 세웠다. 한편에서는 자동차와 조선산업 제조업이 연간 700억달러의 수출로 수출주도형, 첨단 기술집약형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표 먹거리의 신선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턱앞까지 쫒아온 ‘세계의 공장’ 중국은 당장이라도 밥상을 엎을 태세다.

정통부의 집계에 따르면 IT수출은 2004년 30% 성장에서 2005년 5% 성장으로 속도를 늦췄다. 메모리 반도체와 휴대폰 등 주력 제품의 국제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주력산업의 국내 총생산 증가율도 성장의 기운이 옅어졌다. 산자부는 올해 반도체산업의 총 생산 성장율이 지난해 14.9%에서 6.2%로, 조선산업은 8.1%에서 7.3%로 각각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전산업은 2.4% 감소에서 8.2% 감소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견됐다.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정보통신이 각각 성장이 예견됐지만 성장률은 8.1%, 7.9%, 5.1%로 10%에 못미친다.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약 2년으로 다가섰다.

정부는 이에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반도체와 이동통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등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선정하고 ‘새 밥상’ 차리기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이중 하나가 바로 로봇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다른 선정산업이 대부분 현재 성장산업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수년 내 먹거리인데 반해 로봇을 10년 뒤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10년 뒤를 위해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산업으로 인식됐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10년뒤의 밥상이 텅텅 비게 될 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로봇산업의 성장목표는 2013년 수출 200억달러로 현재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조선 분야의 수출액보다 작다. 이마저도 지금 시점에선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타깃을 삼은 지능형서비스로봇은 아직 어느곳에도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왜 로봇일까. 전문가들은 로봇이 미래 생활양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상품이 될 것이라는 점과 국가 경쟁력의 기본체력인 제조업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패러다임 전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의 분류와 전망이 큰 근거가 되지 못하다는 것. 김종형 서울산업대 교수는 “반도체나 휴대폰과 같이 현재의 산업이 진화하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지능형 서비스 로봇”이라며 “가까운 미래 문화적 환경과 생활방식이 변화하며 로봇산업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권 로봇산업포럼 회장은 “로봇 경쟁력이 곧 제조업의 경쟁력”이라며 “로봇기술과 인력은 전체 제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력양성과 기술확보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기고-로봇산업 육성정책 제언

-신경철 유진로봇 사장(로보틱스연구조합 이사장,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 회장)

전세계 유수 기업의 제품이 출품된 2006년 CES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보가전, DMB 등 IT기기들은 뛰어난 상품성을 재확인했다.

전시회의 한편을 뜨겁게 달군 것은 로봇이었다. 이번 전시회에 로봇관이 선을 보였다. 주로 벤처기업 중심으로 출품됐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이중 아이로봇(iRobot)의 청소로봇과 와우이(Wowee)의 완구로봇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벌써 지난해 연매출 1억달러를 넘어서며 로봇시장을 키우고 있다. 두 기업의 특징은 저가의 핵심제품을 대량 생산, 공급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로 로봇완구의 인기는 대단했고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들 회사는 나아가 제품의 다양화와 고가화를 추구해 시장에서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한번 잡은 주도권을 뒤집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로봇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돼 핵심기술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청소로봇 외엔 찾아보기 힘들다. 로봇기술은 매우 다양한 분야의 기술로 이뤄져 있어 한두 분야 뛰어난 기술을 확보했다고 해도 가격과 품질에 큰 변화가 갑작스레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장주도형 로봇이 함께 출시돼야 하고 대량생산을 통해 관련 부품과 기술이 함께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로봇은 상품화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청소로봇, 완구로봇에 이어 유비쿼터스로봇, 실버로봇이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산기반과 시장여건은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 내수기반과 로봇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 중소벤처기업이 대부분이어서 대기업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기가 어렵다. 일부 초기수요층을 상대로 한 제품은 수량이 적고 생산비용이 올라가 해외경쟁력이 전혀 없게 된다.

따라서 로봇시장과 산업의 정책적 육성이 시급하다. 오늘날 PC나 핸드폰 산업 경쟁력을 확보한 과정을 되돌아 봐야 한다. 더구나 로봇은 시장의 규모와 수명이 더욱 크다. 초기시장 생성을 위해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청소로봇, 교육로봇, 경비로봇을 사용하도록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생산기반 확충과 생산기술 지원도 필요하다. △로봇전문매중 구축 △브랜드 구축과 홍보지원 △국제로봇전시회 개최 △로봇판매세제 감면 등의 지원이 요구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능형 서비스 로봇은 이제 국가 홍보 차원에서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굳건히 자리 잡을 것이다.

kcshin@yujinrobot.com

<특별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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