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한국 모바일게임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세계 자본시장에 뛰어들어 덩치와 자금력을 키워가야 합니다.”
모바일게임 전문업체 지오인터랙티브 김병기 사장이 회사 창립 10년을 맞는 올해 진짜 ‘큰 일’을 낼 작정이다.
김 사장은 최근 미국 뉴욕을 방문, 현지 주식시장 및 투자기관 관계자들과 두루 만났다. 최근 1∼2주간 국내외에서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오던 차에 직접 현지시장을 탐색하는 차원에서였다.
“국내 어느 모바일게임업체도 전체 시장의 10%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업체 난립상과 왜곡된 경쟁질서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IPO를 통해 성장성에 엔진을 단다면 한국에서도 기술력에 걸맞은 글로벌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김 사장은 지난달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일렉트로닉아츠(EA)가 미국 최대 모바일게임업체인 잼닷모바일을 6억8000만달러에 인수한 ‘사건’을 겪으며 한국 모바일게임 산업의 초라함을 또 한 번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그러면서 나스닥을 겨냥한 IPO 추진에 더욱 힘을 쏟게 됐다.
“전세계 어느 메이커의 휴대형 기기에도 최소 1개 이상씩의 모바일게임이 탑재되도록 하는 것이 지오인터랙티브의 비전이며 목표입니다.”
김 사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도 다녀왔다. 지난 98년 한국 모바일게임업체로선 처음으로 CES에 ‘팜골프’를 출품했던 것이 아직까지 기억나지만, 8년이 흐른 올해 그야말로 눈부신 기술 변화를 현장에서 목격했다.
이렇게 일과 사업을 쫓아 바쁜 그는 도저히 짬이 나지 않을 듯한 시간의 벽을 허물고 지난달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5일부터 20일까지 ‘제2기 희망원정대(대장 엄홍길)’의 일원으로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를 다녀왔다. 그 스스로 멘토(후견인)가 돼 장애인의 손을 맞잡고 정상인도 오르기 힘들다는 그 산에 올랐다. 희망원정대 1기로 히말라야까지 다녀왔던 그다. 절반도 채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던 해발 4700미터 산장에 장애인 10명을 포함한 총 35명의 대원 중 25명이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김 사장은 고산증세를 뚫고 산행을 계속해 사실상의 산 정상인 해발 5625미터의 길만포인트까지 등정했다.
“산이 참 많은 것을 제게 가르칩니다. 어떤 고난이든 뚫고 나갈 수 있는 자신감도 주고, 때로는 과욕을 다스리는 약을 처방해 주기도 합니다. 혼자 다녀도 좋은 산을 마음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가니 얼마나 더 좋겠습니까.”
노래 가사처럼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되어 돌아온 그가 올해 이뤄낼 성과가 벌써 궁금해진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