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사는 주부 Y씨(35)는 최근 삼성전자 홈 케어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마치 ‘전자제품 주치의’를 둔 기분이다. ‘홈 닥터’로 불리는 전담 엔지지어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각종 전자제품을 사전에 점검해주기 때문이다. 홈 닥터는 제품 수리뿐 아니라 에어컨이나 컴퓨터 먼지를 제거해주는가 하면 세탁기 속 물때도 없애준다. 복잡한 전기배선을 정리해주거나 폐가전을 수거해 폐기해주는 ‘보너스’도 있다.
Y씨는 “에어컨이나 컴퓨터 속 먼지가 유해하다는 뉴스 보도를 종종 접하고도 기기를 잘 다룰 줄 몰라 방치했는데, 이 같은 고민이 한번에 해결됐다”며 “방문 기사가 MP3플레이어나 디지털카메라 등의 복잡한 사용법도 쉽게 설명해줘 일석이조”라고 만족했다.
가전제품 사후서비스(AS)에도 프리미엄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자제품 주치의’ 개념을 도입한 정기 방문서비스가 속속 탄생하는가 하면 재방문·재수리 없이 한번에 완벽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한방’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기술자가 정기적으로 가정이나 기업을 방문해 전자제품을 점검하고 수리해주는 유료회원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만원을 내고 실버 회원으로 가입하고 LCD와 PDP TV, 휴대전화를 제외한 5개 전자제품을 정하면 1년간 ‘홈 닥터’라 불리는 전담자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수리 횟수나 무상보증 여부에 상관없이 상태를 점검해주고 고장이 났을 경우 무료로 수리해 준다. 골드회원이나 플래티넘 회원에 가입하면 휴대전화나 LCD·PDP TV까지 모든 품목을 점검받을 수 있다. 기업도 가입할 수 있다.
LG전자도 지난 13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2006 고객서비스 정책발표회’를 갖고 비슷한 개념의 ‘프레스티지(Prestige)’ 서비스를 본격 가동키로 했다. LG전자는 또 접수 시점에 고장 증상만 보고 소요 예상 자재를 정확히 예측해 재방문이나 재수리를 없이 한번 방문으로 모든 수리를 끝내는 ‘한방서비스’와 공휴일에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일서비스’ 등 차별된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벌여나가기로 했다.
이처럼 고품격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것은 AS를 통한 고객만족도가 제품 판매와 직결되기 때문.
이상용 LG전자 고객서비스부문장은 “이제 AS는 사후서비스(After Service) 개념이 아니라 사후판매(After Sales)로 바뀌어야 한다”며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고객 관계관리(CRM)가 더욱 활발해져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소니·하이얼 등 외산 가전업체들이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구축하면서 국내 가전업체들이 더욱 차별된 서비스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그간의 서비스 우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케어 비즈니스’를 위해 10개월 동안 500여명의 전담 인력을 양성했으며, LG전자도 한방서비스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한 전담 인력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강화하자 GE·밀레 등 외산 가전업체들도 사전 점검서비스인 ‘비포(before) 서비스’를 속속 도입, 판촉에 활용할 채비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이제 고장이 났을 때만 서비스를 신청해 기다려야 했던 기존 ‘애프터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기 방문을 통해 사전에 문제 소지를 없애는 방향으로 급변할 전망”이라며 “이 같은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대규모 판촉전을 다음달부터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