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문용식 나우콤 대표이사

386 운동권의 맏형. 나우콤 문용식 사장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깃발사건’에 연루돼 5여년간의 옥살이 경험이 있는 그에게 ‘운동’이란 단어는 생소하지 않다. 그런 그가 2001년 IT업계에 뛰어들면서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던 나우콤을 일약 흑자 기업으로 만들며 가능성있는 회사로 성장시켰고 현재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올해 화두는 ‘게임’이다.

 병술년은 문 사장에게 중요한 해가 된다. 어떠한 전략과 마케팅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게임이 나우콤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사장은 자신이 있다. 나우콤이 그동안 IT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면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에게서 향후 게임사업을 어떻게 이끌것인지 들어봤다.

 # 나우콤 노하우 최대한 활용

‘칼 마르크스’와 경영자는 어울리지 않는다. 문 사장도 과거 자본론을 읽었고 삶의 가치관으로 삼은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방법과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킬지에 대한 고민 속에서 살고 있다.

그는 이런한 과정에서 마케팅에 대한 눈을 떴고 글래드웰의 책을 교본으로 자신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문 사장은 벤처 기업들이 속절없이 무너지며 곡소리를 내던 2001년 나우콤 사장으로 재임했다. 그는 신규모델인 ‘피디박스’를 서비스하며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

그런 그가 또다시 신규사업에 손을 댔다. 신규 부가가치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게임’이 그것이다.

문 사장이 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3년 전부터다. 비록 보드게임이지만 고스톱, 포커 등을 서비스하면서 나중에 회사가 안정화되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나우콤의 모태인 나우누리는 커뮤니티를 생성하고 이끌어 나가는데 탁월한 노하우를 갖고 있죠.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도 나우콤의 장점과 게임이 만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 사장은 자신의 생각을 바로 옮기지는 않았다. 우선적으로 회사의 안정화가 우선이었기 때문. 회사가 안정화된 지금 그는 적극적으로 게임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온라인 레이싱게임인 ‘테일즈런너’를 서비스하며 주목받고 있다.

문 사장은 ‘테일즈런너’ 퍼블리싱을 결정하면서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쳤었다. ‘테일즈런너’가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요소가 강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테일즈런너’는 다른 기구나 동물 등을 타지 않고 직접 사람이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게임이다. “‘테일즈런너’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개발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나우콤의 커뮤니티 능력이 붙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성공은 자신합니다”

 

 #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

문 사장이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구상한 것은 나우콤에서 신규사업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게임이라는 판단을 해서다.

나우콤은 그동안 나우누리를 서비스하면서 커뮤니티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게임에 있어 커뮤니티 활성화는 성공의 잣대다. 어느정도 커뮤니티가 활성화됐느냐에 따라 그 게임의 지속성과 인기는 영향을 받는다. ‘테일즈런너’는 나우콤에서 퍼블리싱하면서 성공의 조건인 커뮤니티와 게임성 모두를 갖추게 된 것이다.

이와함께 문 사장은 나우콤이 그동안 ‘피디박스’ 등을 서비스하며 쌓은 고객 만족 마케팅도 게임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문 사장은 최근 게임쪽에서도 고객서비스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데 이미 나우콤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테일즈런너’를 즐기는 유저들은 고객 서비스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이며 게임 성공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확신했다.

문 사장은 올해 여력이 된다면 2-3개의 게임을 더 퍼블리싱 할 계획이다.

# 게임은 문화코드다

문 사장은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현재 ‘테일즈런너’는 일본에만 수출돼 있는 상태다. 문 사장도 나우콤이 게임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 인정했다. 그러나 문 사장은 해외진출을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 나가고 있다.

최고학벌을 나왔고 한국 사회의 핵심으로 떠오른 386의 최고참이라는 연줄이 있는 만큼 어렵지 않게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문 사장은 내다보고 있다. “비록 게임통은 아니지만 해외진출은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최근 발생하고 있는 수출과 관련된 문제들이 야기되지 않도록 최대한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추진할 것입니다”

현재 문 사장은 대만과 중국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며 향후 동남아를 비롯한 북미, 유럽 등지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국내는 너무 시장규모가 작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네트워크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문 사장은 아직 게임이란 문화코드에 익숙하진 않다. 게임이라고 처음 접한 것이 포커 등의 보드게임이었던 탓이다. 그러나 그는 한가지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게임은 놀이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라는 점이다. 게임이 갖고 있는 역기능이 있지만 극복해야 할 것이지 이것 때문에 게임이 위축돼서는 안되고 그는 강조했다.

“저도 게임이 문화로써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게임이 역기능만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성세대들도 깨달았으면 합니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