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 매출 63조원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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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고유가 등 안팎의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 목표를 사상 최대치인 63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해외법인까지 포함하면 83조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LCD·휴대폰 등 주력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 15조원대를 돌파한 여세를 그대로 몰아가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여러 가지 악재에도 전년과 비슷한 매출 57조4600억원, 영업이익 8조6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고용량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대형 LCD 패널 등 전략제품 판매 호조로 작년보다 매출을 11% 늘리고, 영업이익도 10조원대를 돌파한다는 목표다.

 ◇분기 매출 ‘15조원 벽’ 깼다=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5조5200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LCD가 각각 5조900억원과 3조10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보통신 부문도 휴대폰 판매량이 사상 최대인 2720만대를 기록, 전 분기 대비 매출이 8% 상승한 4조9500억원을 달성했다.

 반도체는 그래픽용 고부가 D램과 고용량 4GB 낸드플래시 판매 비중이 확대됐고, LCD는 계절적 수요가 증가한 데다 7세대 라인의 양산체제 가동으로 TV용 LCD 패널 물량이 대폭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디지털미디어 부문이 2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당초 기대치인 2조3000억∼2조4000억원에 못 미치는 2조1400억원에 머물렀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영업 손실은 해외 생산 비중이 92%에 이르면서 대부분의 이익이 해외를 통해 이뤄져 본사에서는 영업이익이 아닌 영업외 수익으로 잡혔기 때문”이라며 “디지털미디어 부문 해외 생산에서 발생한 이익 5000억원에 스톡옵션 폐지 후 장기 인센티브 제도 도입에 따른 충당금 1300억원을 감안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2조7000억∼2조8000억원 가량 된다”고 밝혔다.

 ◇올해 반도체·LCD ‘쌍두마차’=삼성전자는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각각 지난해 2분기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업종별 경기도 좋아 올해에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 선전이 올해에도 두드러지고, 독일월드컵 특수 등에 따른 디지털TV 수요 확대로 LCD 매출도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는 MP3P·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기기의 고용량 낸드플래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윈도 비스타’ 등 새로운 PC 운용체계 도입으로 D램 실적도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분기부터 2GB 낸드플래시 비중을 20%로 축소하고, 대신 4GB 낸드플래시 비중을 70%까지 확대해 고용량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높은 영업이익률이 보장되는 그래픽 D램의 비중도 1분기에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LCD는 대형 TV용 패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월드컵 등의 특수로 올해 대형 LCD 패널 수요는 작년보다 26% 늘어난 2억5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대형 패널 6000만대, 중소형 패널 8600만대를 판매해 연평균 37∼40% 고속 성장을 달성할 방침이다.

 ‘수출 효자’인 휴대폰은 유럽 지역에서 WCDMA 시장 확대와 와이브로(WiBro) 등 차세대 서비스 본격화로 연간 판매량 1억1500만대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픽셀 카메라폰, 3G폰, 모바일TV폰 등 프리미엄급 휴대폰 판매 비중을 확대해 영업이익률을 1분기에 14%대로 올리고, 차세대 이동통신(HSDPA)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3G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LCD와 PDP TV 판매 비중을 50%까지 늘리는 한편 차세대 전략 분야인 프린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TV와 프린터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설비 투자는 작년보다 8% 감소한 9조2300억원, 연구개발 투자는 작년 대비 12% 증가한 6조800억원으로 설정했다.

 주 전무는 “올해도 환율 불안 등 대내외 여건이 어렵지만 반도체와 LCD, 휴대폰 등 주력 사업은 모두 호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