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보통신 중소·벤처기업들의 포부는 야무지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국내 정보기술(IT) 경기전망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전세계적으로도 통신장비·시스템·단말기 시장이 확대될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컨버전스(융합)를 대비한 설비투자가 기지개를 켤 것으로 예상된다. 유무선 통합은 물론 통신과 방송, 통신과 금융, IT와 NT·BT의 융합현상이 생활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은 이미 BcN, HSDPA, 와이브로·DMB 등 망 구축과 장비도입에 나서고 있고, 와이브로·IPTV·HSDPA·DMB 등 신규서비스를 준비하거나 서비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해를 맞는 중소·벤처기업들은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휴대폰=중소·중견 휴대폰 전문업체들의 올해 목표는 틈새시장 공략 강화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과 국내 시장 공히 대기업 위주의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틈새시장은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외시장도 아직은 여력이 남아있는 동남아와 남미, 나아가 유럽지역의 시장도 공략한다는 목표다. 이를 기반으로 중소·중견기업들은 매출 목표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높여 잡았다.
업체로는 휴대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브이케이가 GSM 휴대폰 사업에 진출한지 5년만에 올해를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휴대폰 수출 알짜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지엠텍도 올해 수익성을 높이는 알짜경영을 가속화해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벨웨이브 역시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지난해 1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에는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통신·방송장비=새해는 특히 통신장비 업체들이 특수를 맞을 전망이다.
이미 국내 최대 통신장비 수요처인 KT는 초고속인터넷 사업과 와이브로, IP미디어 서비스 등의 전략사업에 3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하나로텔레콤도 2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마련, 광랜 등 장비도입에 나설 예정이다. 파워콤 역시 3500억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최대 100Mbps급 HFC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도 전체 와이브로 투자액 8000억원 가운데 1000억∼2000억원을 연내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 기지국을 비롯한 대·소형 중계기, 안테나, 제어국 등 신규 도입 장비의 70% 이상이 올해와 내년에 도입될 예정이다.
옥타브(KT), 유비넷(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광개토(데이콤), 케이블BcN컨소시엄 등 4대 BcN 컨소시엄들도 올해부터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트렁크게이트웨이(TG), 시그널링게이트웨어(SG), 신인증라우터, 소프트스위치, 다중지원서비스플랫폼(MSPP) 등 BcN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통신장비 업체 관계자는 “디지털방송 전환과 함께 IPTV·DMB·TPS·와이브로·VoIP 등 새로운 통·방 컨버전스 시장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지난 2000년때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2의 통신·방송 르네상스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중견 통신장비업체들은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이오링크는 수많은 외산 L4∼7(애플리케이션) 스위치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 올해는 매출 100억을 돌파하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제너시스템즈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개화한 국내 인터넷전화(VoIP) 시장에서 대다수 070 인터넷전화 기간사업자에게 소프트스위치를 공급, 토종 업체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이 같은 저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070 인터넷전화 시장에서 선도업체로서의 위치를 다지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애드팍테크놀러지는 세계 25개국으로 최첨단 영상시스템을 수출, 새해는 지난해의 100억원보다 80% 늘어난 180억원의 매출 목표를 잡았다. 수출 비중도 55%에서 6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뉴그리드테크놀로지도 광대역통합망(BcN)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통솔루션 및 기타=이동통신 솔루션·플랫폼 전문업체들은 기존 무선인터넷 분야 외에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로 확장, 국내외 시장 개척 및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임베디드 SW는 휴대폰을 벗어나 MP3·PMP·디지털카메라·셋톱박스 등 관련 플랫폼 및 그래픽소프트웨어(GUI) 등을 망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개척은 업체별로 타깃 시장이 달라 앞서 경험한 무선인터넷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솔루션 분야에서 꼽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트렌드는 올해 대거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것.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기술 투자 및 해외개척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차세대 동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DCC) 분야의 선두주자 인트로모바일은 올해 해외 수출 확대와 멀티미디어메시징(MMS) 서비스 활성화에 주력, 2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 분야를 주도해온 네오엠텔은 사업 분야를 가전 및 디지털 휴대기기 등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중국시장 서비스 활성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네오엠텔은 올해 중국 서비스 활성화를 토대로 150억원의 매출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 위피를 개발한 지오텔은 올해 와이브로, 텔레매틱스, 로봇 등 생활가전형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자바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해온 XCE 역시 새해 유관 서비스 분야로의 플랫폼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채택했다.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방송솔루션 업체인 알티캐스트도 새해 목표를 기존 위성 및 케이블 플랫폼에서의 안정적인 솔루션 운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정했다. 디지털방송 솔루션 전문기업 디티브이인터랙티브는 새해 해외사업본부 및 해외 기술·영업지원 인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유지 및 세계 3위권의 모바일 TV솔루션 업체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