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은 가전산업 인력양성의 산실?

 주방가구 전문회사인 한샘이 국내 가전산업을 이끄는 인력양성의 산실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 박갑정 사장을 비롯해 하츠 이수문 사장, 쿠스한트 차동성 사장이 모두 한샘 출신이다. 최근에는 쿠스한트 전우웅 이사가 하이맷을 설립하며 새롭게 CEO 대열에 가세했다.

 이렇게 가전업계에 한샘 출신 인력이 포진해 있는 것은 한샘이 비교적 일찍인 8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 ‘시스템키친’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유럽 정통 스타일 도입에 적극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고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실제 한샘은 싱크대 문화가 한창이던 당시, 식기세척기·레인지(쿡탑)·냉장고 등 주방 전용 가전제품을 국내 소개했고, 그 과정에서 전문 인력을 배출해 왔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 박갑정 사장은 “시스템키친 및 빌트인가전에 대한 개념을 국내 처음 소개한 곳이 한샘”이라며 “한샘, 특히 이 부문을 담당했던 한샘기기사업부 출신이 빌트인가전 부문에 많은 것도 이런 연유”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 본인도 한샘에서 ‘전기밥’을 먹다가 가전산업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온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샘에서 제품개발 어시스턴트 매니저로 메이텍·자누시·보쉬-지멘스 브랜드의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가스오븐레인지, 진공청소기, 소형가전 등을 담당했으며 이후 효성물산에서 유럽 수입가전제품 수입 및 유통, 마케팅을 담당했다. 1999년부터 일렉트로룩스코리아 대표직을 맡고 있다. 박 사장은 한샘 기기사업부 출신 12명으로 구성돼 작년 11월 발족한 ‘한기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쿠스한트(구 한패상사) 차동성 사장은 1979년 한샘에 입사, 97년 한샘 부사장에 올랐다가 같은 해 한패상사로 분사되면서 지금까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레인지후드에서 시작해 빌트인가전 전문회사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로 업계에서는 ‘빌트인가전의 싹을 틔웠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하츠 이수문 사장도 한샘 출신이다. 현재 하츠는 매출 700억원대 중견 빌트인가전 및 레인지후드 전문회사로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는 환기시스템에도 진출을 선언하며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