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한 데이터의 품질을 높여라.’
금융권과 통신사업자 등 대량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 운용하는 기업체에 던져진 화두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데이터 품질관리 전담조직 설치도 붐을 탔다.
◇데이터 품질이 경쟁력=일선 업무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던 데이터 문제가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고객관리시스템(CRM)이나 데이터웨어하우스(DW)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CRM이나 DW는 데이터의 품질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류 있는 데이터에서 양질의 정보를 산출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금융권은 바젤II 도입으로 데이터 품질관리가 시급해졌다. 바젤II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들이 앞다퉈 도입한 리스크관리시스템 역시 은행 자산 건전성의 위험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고품질의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담조직 만들자=확보한 데이터를 정제, 품질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관리 전담조직 설치도 빠르게 확대중이다.
금융권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하나은행. 2004년 신설한 정보전략본부 산하 데이터관리팀에서 데이터 표준화와 데이터 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박영범 하나은행 차장은 “CRM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고객 정보 업데이트 필요성이 절실했다”며 “데이터관리팀에서는 데이터 오류를 정제하고 잘못된 프로세스까지 바로잡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데이터품질관리위원회를 통해 과거 데이터에 대한 업데이트 작업을 진행한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인원을 확대한 데이터품질관리팀을 공식 발족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DA팀과 품질보증팀 소속 10명의 엔지니어가 유기적으로 데이터 품질관리를 담당한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앞두고 조만간 DB품질관리팀을 별도로 발족할 계획이다. 데이터 품질 관련 별도의 프로젝트를 다음주에 추진, 2월 초에는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다량의 고객 정보를 확보한 통신사업자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데이터 품질관리를 위한 메타데이터 관리’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KTF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데이터 품질관리 조직화에 나섰다. 양성모 KTF 차장은 “데이터 관련 태스크포스 5개를 구성, 올해 8월까지 품질 향상 작업을 진행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품질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의 데이터 품질관리 담당 조직은 EDW정보부다. 전문인력 4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현업에서 요청된 데이터 표준과 값에 대한 개선작업을 진행중이다. KT는 관련 조직의 확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전사 차원 데이터 품질 향상 필요=그러나 데이터 품질관리 조직이 담당하는 대부분의 업무는 데이터 표준화에 집중돼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오류 데이터는 대부분 표준화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김선영 한국DB진흥센터 팀장은 “데이터 품질관리 조직이라면 전사 차원에서 데이터 관리 정책을 수립해 데이터 표준은 물론이고 데이터의 구조, 흐름까지도 통제해야 한다”며 “데이터 품질의 진단·검토·개선이 가능한 프로세스 운용이 필수”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정DB 공동 활용 사업이나 정보기술아키텍처(ITA)는 고품질의 데이터 확보가 전제돼야 하나 공공기관의 움직임이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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