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무순)
박태완(정보통신부 SW진흥팀 사무관)
지석구(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소프트웨어사업단장)
신석규(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시험인증센터장)
한혁수(BMT협의회 회장·상명대 교수)
최욱제(리눅스원 사장)
김용우(핸디소프트 이사)
송상규(한국도로공사 부장)
방은주(전자신문사 컴퓨터산업부 차장·사회)
국산 소프트웨어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품질이 외산과 동등해지면서 일부는 외산을 능가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최근 리눅스 운용체계(OS) 5종을 대상으로 한 벤치마크테스트(BMT)에서도 예상과 달리 국산 제품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BMT가 소프트웨어 품질을 평가하는 좋은 툴로 자리잡으면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공동으로 BMT 활성화를 통한 국산 소프트웨어 품질 제고에 대해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사회(방은주·전자신문 컴퓨터산업부 차장)=먼저 벤치마크테스트(BMT)가 왜 필요한지부터 이야기해 보자.
◇박태완(정보통신부 SW진흥팀 사무관)=지금까지 SW구매 관행은 품질과 기술 중심이 아닌, 가격경쟁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구매자들은 외산 제품의 품질이 높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다. BMT는 객관적인 제품 정보를 구매자에게 알려주는 동시에, 참여업체는 자사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할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준다.
◇한혁수(BMT협의회 회장·상명대 교수)=막연히 외산은 좋고 국산은 질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국산 제품 개발자의 의욕을 꺾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BMT를 통해 국산 SW가 외산보다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개발자들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이다.
◇송상규(한국도로공사 부장)=SW 구매과정에서 힘든 부분은 과연 이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적정한가에 대한 확인이다. SW는 처음 사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BMT 기준을 만들어 이에 따른 정보를 구매자가 활용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고민도 줄어들 것이다.
◇사회=BMT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BMT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BMT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특히 결과공표는 매우 예민한 문제인 것 같은데.
◇신석규(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시험인증센터장)=BMT는 구매자 의뢰방식과 임의수거방식 두 가지가 있다. 구매자 의뢰방식은 2002년도부터 진행,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구매자와 공급자 모두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BMT를 의뢰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는 분위기다. 임의수거 공표방식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의뢰방식에 비해 아직 보완해야 할 문제가 많다.
◇박태완=참가업체 또는 구매자들이 결과 공표를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모든 임의수거 방식에 대한 BMT 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지석구(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소프트웨어사업단장)=참가업체는 공표를 원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공공시장에서 우수SW 도입을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는 공표가 필수불가결하다. 결과를 구매자들에게 주면 매번 프로젝트 때마다 BMT를 하는 낭비를 막을 수 있고 동시에 많은 구매자들에게 정보를 줄 수도 있다.
◇김용우(핸디소프트 이사)=이미 외국의 조사기관에서 BMT 결과를 공표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 BMT 결과를 공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공표를 해야 후발업체들이 그 기준에 맞춰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우려되는 점은 BMT 기준 자체가 낮다면 동종 업체들이 난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송상규=BMT 결과라고 해서 각 제품별, 업체별 순위를 매겨달라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의 테스트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등급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구매자에게는 충분한 정보다. 각사마다 제품이 다르고 구매자 역시 구매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순위는 무리다.
◇최욱제(리눅스원 사장)=궁극적으로 BMT는 소비자 권익과 공급자의 권익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때문에 BMT 결과는 공표를 해야 한다. 공표한다고 해서 표준환경을 떠나 업체별 순위, 또는 제품서열을 나열하는 식의 공표는 아니다. 항목과 아이템 별로 공표하면 된다. 이미 소비자들도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체 검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박태완=공표는 전반적인 의견이다. 공표를 한다면 등급을 나눌 수 있다. 완전 공개를 하거나 전문기관에 BMT 결과를 제공, 유사한 제품에 대한 BMT 의뢰가 들어올 때 이 자료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사회=업체들이 BMT에 응하면 무엇이 좋나.
◇한혁수=BMT협의회를 운영하면서 BMT 심사를 할 때 주안점을 두는 분야가 바로 현재의 수준을 파악해 품질을 개선토록 하는 것이다. BMT 결과를 통해 자사의 현재 품질상태를 알고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 뒤집어 말해 BMT는 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글로벌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 된다.
◇최욱제=최근 리눅스OS BMT 결과가 알려지면서 직간접적인 효과가 있었다. BMT는 국내 중소업체들에게는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국내 SW업체들의 매출은 통상 경쟁 외산업체의 10%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운영을 비롯한 제비용은 외산에 비해 10배 이상이다. 이유는 외산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때문인데, 이를 극복해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공신력 있는 BMT다.
◇김용우=핸디소프트는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BMT를 한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제품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런데 국내와 해외의 BMT 차이점은 바로 신뢰성이다. 국내에서 받은 결과와 해외에서 받은 결과를 바라보는 시선 차이가 크다. 국내 BMT를 심화하고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
◇지석구=국내 중소 SW업체가 BMT 결과를 받아보고 제품을 보강하려면 쉽지가 않다. TTA에서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이를 도와주는데,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해외서는 개발인력과 테스트인력이 1대1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는 테스트에 대한 관심을 모아야 한다.
◇사회=BMT를 활성화해야 하는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 그럼 BMT를 어떻게 활성화, 국산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지 말해보자.
◇한혁수=BMT협의회는 15인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많은 사람들이 BMT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순위를 매길까봐 걱정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 특히 주관성이 개입되지 않나 하는 문제도 있는데, 신뢰받을 수 있는 위원구성은 BMT의 생명이다. 올해부터 전문가 풀을 구성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송상규=TTA에 의뢰하면 BMT를 해준다는 사실을 안지가 불과 얼마 전이다. BMT에 대한 홍보가 더욱 필요한 대목이다. 그리고 공급업체들의 우려와 달리 요즘은 구매자도 가격만을 판단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가격보다는 구매했을 때 얼마다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박태완=BMT 수요를 발굴해야 한다. 구매자 의뢰방식을 늘리고, 개별 업체에 BMT 수요가 있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당장 이를 통해 외산을 능가한 제품을 만들기는 어려워도, 기능을 공표하고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 수 있다. BMT 결과가 첨부될 경우 가점을 주는 제도적 개선책을 올해 계획하고 있다.
◇지석구=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는 공공기관에 BMT를 알리기 위해 ‘5호 담당제’ 비슷한 것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 공공발주자협의회 구성원들도 직접 만나 BMT 제품에 대한 구매를 요청하는 등 올해 BMT 활성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신석규=활성화에는 테스트 평가모델도 중요한 부분이다. 외국에는 BMT기관에서 자동화 도구를 직접 개발하는 사례가 있다. 자동화 도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구매자들의 인식이나 자세가 중요하다. 제안요청서에 BMT 의뢰를 한 줄만 넣어도 BMT가 활성화 될 것이다. BMT 비용문제도 발주자와 수주자가 함께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송상규=통상 15일 내에 공신력 있는 기관서 BMT 인증을 받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는 프로젝트 비용에 BMT 비용이 반영 안 됐는데, 만약 이를 반영하면 감사에서 비용에 대한 답변이 어렵다.
◇신석규=15일 안에 BMT가 가능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현재 TTA에는 테스트 지원 인원만 46명이 있다. 신청이 몰리면 부담스럽지만 프로젝트 기간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BMT를 실시한다. 프로젝트 기간이 정해지면 모든 것을 제쳐두고 먼저 해준다. 지금까지 한번도 프로젝트 기간을 넘긴 적이 없다.
◇김용우=모든 발주자가 예산을 확보해 참가업체에 BMT를 요구하면, 참여업체는 모든 발주자에 대해 BMT를 해야 하는 중복문제도 있다. 한 회사에 예산을 지원해서 그 결과를 가지고 다른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형태가 좋다. 실제로 BMT 참여에는 상당한 비용과 인력이 소요된다.
◇최욱제=외산 업체들은 BMT 참여가 저조하고 냉소적인 시각까지 가지고 있다. 외산들도 BMT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국산 업체에는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정리=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