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11곳서 불법파견

과학기술부 및 국무조정실 소관 정부출연 연구기관 51곳 가운데 11곳에서 불법파견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노동부 및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0일부터 2개월 동안 과기부 산하 30개 출연연과 국무조정실 산하 21개 출연연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벌인 결과 조사 대상의 21.6%인 11개 연구기관에서 불법파견 행위가 이뤄졌다.

이번 점검은 연구기관 대부분이 IMF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건비 등을 절약하기 위해 정규직보다는 계약직·파견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를 쓰고 있다는 지난해 국정감사의 문제 제기에 따라 이루어졌다.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해양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적발된 연구기관들은 파견이 허용되고 있는 컴퓨터 관련의 업무로 계약한 후 실제로는 연구실 등에 파견근무 시켜온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11개 기관에서 79명을 적발하고 시정조치를 내려 총 59명을 직접 채용하도록 했다.

이번 조사 결과 50개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2만 1472명 근로자의 39.6%인 8512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임금수준은 정규직 2년차 평균 2867만 원인데 비해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57.7%수준인 평균 1655만 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연연 관계자는 “인건비를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불법파견이라도 하지 않으면 연구 차질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며 “인력 선발 제한을 풀어주지 않는 한 비정규직 유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