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영권 방어에 앞서

이정환

 금융권 인터넷뱅킹 아웃소싱 전문업체인 뱅크타운이 최근 한 달 새 추진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맞아 힘겨운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 비공개 기업인 탓에 적대적 M&A라는 평가에 대한 논란도 있을 수 있지만 일단 피인수 기업과 최대 주주 처지에선 사전 교감이 이뤄지지 않은만큼 달가운 일은 아닐 게다.

 인수에 나선 보안업체 이니텍 역시 ‘사업영역 확대와 시너지 효과’를 내세워 뱅크타운의 주식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취득한만큼 기업인수의 적법성에 하자가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양 측의 지분구도는 각각 50% 수준을 오가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방은 캐스팅보트 격이 된 퇴사 임직원들의 일부 지분을 두고 법정싸움까지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기업 간 M&A는 때로는 사업 다각화와 시너지 효과 창출을 목표로 진행되고 때로는 머니게임의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어떤 것이 인수 또는 출자의 목적이든 그것이 합법의 테두리에서 이뤄진다면 감성적인 저항은 의미가 약해지는 게 현실이다.

 이번 뱅크타운의 사례를 두고 일각에선 적대적 M&A이라는 평가 이전에 이 같은 현실을 초래한 내부 조직에 대한 자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뱅크타운과 같은 중소기업, 특히 분사나 벤처 창업 등으로 잉태된 기업은 제품·서비스 개발과 영업, 투자유치 등에서 한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부분 피고용주이자 투자자인 내부 임직원 사이에 긴밀한 결속과 미래 비전에 대한 공유와 합의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니텍이 50% 안팎까지 확보한 뱅크타운의 지분이 상당부분 전현직 뱅크타운 임직원의 그것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에 뱅크타운에서 일었던 내홍과 일부 임직원 지분의 매각 목적이 무엇이든 내부적인 틈이 벌어졌고 이에 대한 조율과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에서 현 뱅크타운 경영진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영 안정성은 기업 성장의 필수조건이다. 경영권은 지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내부 임직원의 결속과 신뢰 위에 강력한 리더십으로 뿌리 내릴 때 진정성을 갖는다는 말이 이상주의적인 경영학론의 한 테마만은 아닐 것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