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1월 설립된 고려대학교 통신수학연구센터(센터장 최봉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정보통신과 수학을 접목해 연구하는 학제연구센터이다.
학제간 융합이 최근 2∼3년 간 학계의 새로운 추세로 각광받고 있긴 하지만 수학 분야에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보통신공학을 접목해 이론을 만들어내는 통신수학 분야는 아직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많이 발달하지 않은 ‘미개척지’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우리가 앞서갈 수 있는 유망한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고려대 통신수학연구센터는 통신망과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무작위적인 현상을 확률론을 바탕으로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큐잉(Queueing)이론 기반하에 그 모델을 수학적으로 연구해 통신망과 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센터 소속 교수진 역시 학제연구에 걸맞게 수학과 교수와 정보통신공학 전공 교수가 고르게 포진해 있다. 센터장인 최봉대 교수는 KAIST에서 응용수학과를 개설해 통신수학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선구자. 이외에 김바라, 김홍중 교수 등 고려대, KAIST, 선문대의 수학과 교수 5명, 통계학과 교수 1명과 응용수학과에서 통신관련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ETRI, KT 등에서 통신 분야에 종사한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2명, 응용수학과 교수 1명, 통신공학 전공자 5명, 외국인 교수 1명 등 14명의 교수와 55명의 석박사과정 연구원들이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통신수학연구기관인 CWI와 교환연구프로그램을 만들어 네덜란드 연구원이 우리나라에 6주간 파견 연구를 수행하는 등 국제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CWI는 통신수학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권위있는 연구소로 이 곳과 공동 연구를 한다는 것은 곧 국제적 위상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라는 게 최봉대 센터장의 설명이다.
센터는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선진국이라는 강점을 기반으로 3세대 이후 차세대 이동통신과 무선멀티미디어서비스와 관련한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무선LAN 네트워크의 QoS(Quality of Service) 알고리듬 연구다. 이것은 무선네트워크에서 한정된 주파수자원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사업자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서비스 이용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를 수학적으로 이론화하는 연구이다.
또 센터는 SK텔레콤과 공동으로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분석해 1년 반 후의 트래픽을 수학적으로 계산, 예측함으로써 내년 서버 증설계획에 반영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SKT는 이 연구를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VOD, MMS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서비스에 이용하고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인터뷰-최봉대 고려대 통신수학연구센터장
“세계 일류 정보통신기업이라는 삼성전자도 매년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가까운 외화를 해외에 기술료로 넘겨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도 우리를 맹추격해오고 있습니다. 원천기술에 투자하지 않고서 우리가 언제까지 정보통신강국일 수는 없습니다”
최봉대 센터장은 정보통신의 이론적 기반은 수학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초학문을 등한시 하는 풍조를 아쉬워했다. 최 센터장은 “더 이상 외국기술을 들여와 개발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우리 기업, 정부가 핵심기술, 기반기술에 좀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