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의 첨병’ 삼성 홍보조직이 뜨고 있다.
지난해 국정원 X파일 사건과 삼성공화국 등 외부의 견제가 시작되면서 이에 대응한 삼성 홍보맨들의 입지가 그룹 내에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본부 홍보팀장 이순동 부사장이 건재하고, 지난해 삼성전자 홍보팀장 이인용 전무가 MBC에서 전격 스카우트되면서 막강 진영을 갖췄다. 여기에 최근 임대기 구조본 상무와 김광태 삼성전자 홍보팀 상무가 전무로, 김준식 구조본 상무보가 상무로, 노승만 삼성전자 부장과 이종진 구조본 부장도 상무보로 각각 승진하면서 2000년부터 이어진 홍보조직 강화가 일단락됐다. 그룹 내 홍보조직도 300여명에 이르면서 웬만한 기업 인원을 넘는다.
삼성전자 홍보조직은 ‘가장 삼성다운 조직’과 ‘삼성답지 않은 조직’으로 불린다. 시스템을 자랑하는 삼성에서 ‘가장 삼성답지 않은 조직’이면서, 내부의 각종 문제를 일사불란하게 해결하는 ‘가장 삼성다운 조직’이기도 하다. 이달 초 승진 인사에서는 ‘현장 맨투맨 능력이 강한 인물’이 전면 포진됐다. 이순동 부사장을 필두로 김광태 전무, 안홍진 상무, 노승만 상무보 등 이른바 홍보라인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급부상했다. 이들은 웬만한 언론사의 기자 절반 이상과 친분을 과시하는 마당발 ‘반(半)기자’다.
김광태 삼성전자 전무는 85년부터 무려 20여년간 삼성관련 홍보 업무를 담당한 정통파다. 이순동 부사장이 홍보실장로 재직할 때 과장으로 있으면서 홍보 실무를 터득했다. 한솥밥을 먹게 된 안홍진 현 삼성전자 상무도 3년 선배인 당시 김광태 과장 아래서 홍보를 배웠다. 이순동·김광태·안홍진 등 삼성 내부 정통 홍보라인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삼성전자 관련 계열사와의 정보 교류가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부품부터 세트까지 그룹 전반의 정보를 꿰뚫고 있으면서도, 대인 마크가 뛰어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순동 부사장은 최근 발행한 내부 책자 발간사를 통해 “‘홍보는 기업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일’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 한 해였다”며, “‘홍보인이 모두 기업이미지를 잃으면 망할 수 있다’는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 때”라며, 홍보맨들을 독려했다.
맨투맨 마크가 강한 삼성 홍보맨들의 등장,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