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킹콩’의 존재는 과학적으로 가능할까? 답은 ‘불가능하다’이다. 때문에 평론가들은 영화 ‘킹콩’이 SF가 아니라, 비현실적 세계를 다루는 판타지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고릴라의 평균 신장은 180㎝. 그러나 영화 ‘킹콩’에 나오는 거대 고릴라는 키가 18m다. 이렇게 키가 크면 일단 심장에 문제가 생긴다.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에서 심장에서 밀어올린 혈액을 5m이상의 높이에 있는 뇌까지 도달하게 하려면 엄청난 혈압이 요구된다. 발끝까지 갔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는 것 역시 매우 힘든 일이다. 키 18m의 킹콩이 영화에서처럼 공룡하고 싸우거나 펄쩍펄쩍 뛰며 흥분을 하면, 제아무리 크고 튼튼한 심장이라 해도 격렬하게 펌프질을 하다 파열되거나 마비되고 말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지구상에 킹콩 크기의 포유류는 존재할 수 없다. 물체는 3차원 입체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고릴라가 키 180㎝에 몸무게 160kg이라면, 키가 18m인 킹콩의 몸무게는 10의 3제곱을 적용해 160kg의 1000배인 160톤이 돼야 한다. 이 정도의 체중이라면 움직이는 것은 고사하고 가만히 서있을 수도 없다.
포유류의 뼈는 아무리 크고 단단해도 이 정도의 무게를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세포의 대사율이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육상생물은 코끼리보다 무거워지기는 힘들다. 물의 부력 덕분에 거대한 덩치를 유지할 수 있는 고래 역시 육지에 올라오면 자기 체중에 눌려 질식사하고 마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