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늪에 빠졌던 고부가 콘텐츠의 대명사,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이 새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한 편에 불과했던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올해 세 편이 개봉되고 연내 제작·방영되는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만 줄잡아 20개에 육박한다. TV시리즈물 대부분은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전세계 안방에 방영될 예정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국산 애니메이션 총량제 본격 시행과 해외자본의 유입, 이에 따른 창작 활성화로 올해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가 본격적인 부흥기에 돌입했다.
최종일 아이코닉스 사장은 “지난해 지상파 방송시간의 1%를 국산 신규 애니메이션으로 편성하는 총량제가 시행되면서 기획만 하고 시기를 살피던 애니메이션 업계가 제작에 본격 나서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성공작 몇 편만 나온다면 분위기가 급반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호 오콘 사장도 “올해는 애니메이션 산업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원년”이라며 “해외 합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3년 내에 회사가치가 1조원을 넘는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해 초 포문은 ‘접지전사’와 ‘오드패밀리’가 열었다. 지난 13일 SBS와 14일 KBS에서 잇따라 방영을 시작한 두 작품은 모두 해외합작 프로젝트다. ‘접지전사’는 한국의 SBS와 동우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중국·홍콩·대만 등 4개국이 참여했다. ‘오드패밀리’도 프랑스와 공동제작됐다. ‘접지전사’는 중국과 일본에서 곧 방영되며 ‘오드패밀리’ 역시 7월 프랑스 TF1에서 방영된 후 유럽 10개국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지난달부터 EBS에서 방영중인 아이코닉스의 ‘뽀롱뽀롱뽀로로 2’도 프랑스·영국·중국·일본에서 방영을 시작했거나 곧 전파를 탄다. 디즈니 계열 제틱스가 투자해 화제를 모았던 부즈의 ‘뿌까’는 4월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지에서 방영에 들어가 인기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3D 로봇 무협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기대를 모으는 디자인스톰의 ‘아이언키드’ 역시 4월부터 KBS에서 방영된 후 미국과 유럽 파트너를 통해 해외에서도 방영된다.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본격 제작에 들어간 작품도 많다. 2005 문화콘텐츠진흥원 스타프로젝트 선정작인 오콘의 ‘선물배달부 디보’와 팡고엔터토이먼트의 ‘초록숲 이야기’는 올해 10월 EBS와 KBS를 통해 선보인다. 이 두 작품은 이미 스타프로젝트 심사에서 워너브러더스 등 해외 유명 심사관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어 해외진출도 확정적이다. 서울무비가 CJ인터넷·KBS와 함께 제작하는 ‘쿵야어드벤처’는 10월에 KBS에서 방영된다.
이 밖에 올 겨울 방영을 목표로 하는 로이비쥬얼의 ‘해피블록스’와 내년 초 방영 목표인 아이코닉스의 ‘제트레인저’, 내년에 방영될 삼지애니메이션의 ‘자이언츠 프렌드’와 이미지스톤의 ‘로켓보이’ 등은 밉컴과 밉TV 등 해외전시회에서 세계인의 시선을 모을 계획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제이팀의 ‘아치와 씨팍’이 튜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연필로명상하기의 ‘소중한 날의 꿈’이 가을 개봉을 목표로, 선우엔터테인먼트의 ‘천년여우 여우비’가 올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올해 새 작품 20여편에 달해 전세계 안방 점령 기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올해 제작·방영될 주요 국산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