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6일 서울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열린 2005 대한민국게임대상 시상식에선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열악한 국내 패키지 게임 시장 환경 속에서 국산 PSP게임 1호로 세상에 등장한 ‘불카누스’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최우수상(국무총리상)과 기술창작상(사운드부문) 등 2관왕에 올랐던 것이다.
그런 ‘불카누스’가 PC·비디오부문에서 오랜만에 톱10(6위)에 진입했다. 온라인 및 모바일 부문과 달리 이 부문은 순전히 외산게임 일색이란 점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야말로 ‘군계일학’이다. 메카닉 액션 장르로 2차대전을 연상케하는 전장과 PSP에 최적화한 인터페이스 등 퀄리티도 만만치않지만, 국내 유저들의 애국심(?)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숨가뿐 순위경쟁을 계속했던 온라인 부문은 이번주는 아주 오랜만에 ‘톱10’순위변동이 하나도 없이 정중동의 점유율 경쟁만을 계속했다. 소폭의 점유율이 오르내린 가운데 지난주 8위를 회복했던 MMORPG ‘로한’이 4%대를 회복해 눈길을 끌었다. ‘썬’ ‘그라나도 에스파다’ 등 초특급 블록버스터 대작의 오픈을 앞두고 다소 인기가 위축되는 양상이지만, 평균체류시간면에서 ‘리니지2’‘WOW’ 등을 제치고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10위권에선 넥슨의 두 히트작인 FPS ‘워록’과 ‘메이플스토리’가 자리바꿈을 했으며, 네오위즈가 서비스중인 ‘알투비트’와 게임하이의 ‘데카론’이 한계단씩 상승했다. 상용화 후유증을 겪고 있는 ‘카발온라인’은 19위로 다시 두계단 미끄러졌다.20위권에선 CJ의 보드게임인 ‘넷마블포커’와 ‘넷마블테트리스’가 각각 6계단 올랐다.
PC·비디오부문에선 액티비젼의 개발한 불후의 PC용 FPS게임 ‘콜오브듀티2’가 출시와 동시에 단숨에 1위에 등극하며 화려한 명성에 부응했다. 세가코리아의 PC게임 ‘풋볼매니저2006’도 1계단 오른 2위에 랭크되며 강세를 나타냈다. 두 게임의 선전으로 오랜만에 PC게임이 1, 2위를 석권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모바일 부문에선 컴투스의 2005년 최대 히트작 ‘미니게임천국’의 위상이 다소 흔들린 것이 눈길을 끈다. 이 게임은 이통3사를 거의 석권해왔으나 이번주엔 LGT집계에서 엔소니의 ‘이터널사가’에 1위를 내주고 7위로 밀려났다. 엔소니는 특히 LGT에서 ‘슈퍼로봇택틱스R’(4위) ‘바람의 나라’(10위) 등 3게임을 톱10에 올려놓는 강세를 보여 주목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