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가 점점 작아지고 얇아지면서 이에 들어가는 부품소재들도 필름 형태의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필름 소재는 얇고 가벼우면서 유연해 경박단소를 추구하는 최근 전자 제품의 추세에 꼭 맞는 소재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 우리나라를 먹여살리고 있는 제품들 속에도 수많은 필름 소재들이 들어있다. 그러나 정밀한 특성을 가진 기능성 필름을 생산하는 것은 화학·소재·공정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한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녹스(대표 장철규 장경호 http://www.innoxcorp.com)는 바로 이런 기능성 필름의 국산화와 신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소재 전문 업체이다.
이 회사는 패키징 공정에서 반도체 칩과 리드프레임을 접착시켜 주는 LoC(lead on chip) 테이프와 LLT(lead lock tape) 등 주요 반도체 소재를 국산화했다. LoC 테이프는 절연과 접착 기능을 동시에 가지며 액상 제품에 비해 신뢰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의 고집적화와 함께 수요가 증가, 시장 규모가 연간 500억∼600억원으로 추산되지만 이녹스의 개발 이전엔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LLT는 두께가 얇고 접속 핀이 많은 비메모리 반도체용 리드프레임의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쓰이는 제품으로 현재 일본 도모에가와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PDP의 전자파를 막아주는 EMI필터 원단 필름과 LCD·PDP 구동드라이버IC의 패키징에 쓰이는 TAB(tape automated bonding) 필름 등 디스플레이 분야 핵심 소재도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녹스가 개발한 제품은 모두 국내 대표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핵심 소재이면서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지 못했던 것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 회사는 필름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방 산업의 혁신을 도울 수 있는 첨단 소재의 개발을 계속할 계획이다.
◆인터뷰-장철규 사장
“우리 제품은 모두 국내 ‘최초’입니다.”
장철규 이녹스 사장은 이미 다른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에는 손대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꼭 필요하지만 국내 생산이 안되는 소재만을 생산, 부품소재 독립에 기여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2001년 창업한 이녹스가 그동안 개발에 성공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핵심 필름 소재들이 모두 이러한 의지와 노력의 결과이다.
장철규 사장은 본래 국내 굴지의 화섬업체에서 전자소재를 연구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회사가 흔들리고 전자소재 분야 연구가 중단되면서 그간 쌓아놓은 기술이 사장될 것이 안타까와 분사를 결심했다. 이녹스는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이제 연 매출 250억원을 목표로 하는 건실한 전문 소재 업체로 성장했다.
이제 장사장은 “기존 제품의 국산화를 넘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는 소재의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다. 더 높은 목표가 생긴 것이다. 세계를 주도하는 국내 전자 업체들이 혁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그에 걸맞은 소재를 계속해 내놓을 계획이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