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민방 적격자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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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 시청자를 보유한 경기·인천 지역 새 지상파방송사 선정에서 5개 컨소시엄의 평가 점수가 모두 기준점인 650점(1000점 만점)에 미달, 끝내 유찰됐다. 이에 따라 향후 새롭게 사업자 선정 절차에 들어가야 해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시민단체·언론노조 등에서 이번 결과에 반발하고 있어 경인민방을 둘러싼 논란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5개 컨소시엄 “자격 미달”=굿TV컨소시엄을 비롯, 경인열린방송(KTB)·나라방송(NBC)·텔레비전경인(TVK)·KIBS 5개 컨소시엄이 모두 자격 미달 평가를 받았다.

 양휘부 방송위원은 “지금까지 (절대평가 기준점수인) 650점 미만 사업자를 선정한 전례는 없다”며 “평가 항목별 구체적인 점수는 백서를 통해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5개 컨소시엄의 점수미달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방송사업자 적합성과 건전성 항목 70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위 관계자는 “5개 컨소시엄 모두 이 항목에서 점수가 낮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5개 컨소시엄이 각기 새 사업자로 선정되기 어려운 결격 사유가 부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테면 KTB와 굿TV는 그간 논쟁을 불러온 ‘특정기관이나 종교단체가 경인민방 사업자의 주요 주주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방송위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TVK는 ‘1대 주주인 휴맥스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대주주인 채널선과의 직간접 관련설’이, NBC는 ‘독립제작사협회가 참여해 외주 전문 채널로 흐를 개연성’ 등이 덜미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위는 그러나 이 같은 의혹들이 선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객관적이고 엄격한 평가 결과라고 밝혔다.

 ◇컨소시엄별 반응=5개 컨소시엄은 각기 향후 대책을 마련키 위해 분주하다. 굿TV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1000점 만점에서 9점 모자란다고 탈락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 컨소시엄을 그대로 한 상황에서 재심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NBC·KTB·TVK·KIBS 등은 즉각적인 의견 표명을 보류한 채 주주사 회의를 개최하는 등 향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NBC 관계자는 “주요 주주사 대표가 모인 가운데 향후 대응 방향 및 방침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시민단체를 비롯한 언론노조는 반발 의사를 분명히 해 경우에 따라선 이번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질 개연성도 제기된 상황이다.

 ◇전망=초점은 방송위의 재선정 일정과 의지다. 양휘부 위원은 “경인민방 선정에 대해선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2기 방송위 임기에 선정을 끝내려면 사실상 두 달 반이란 기간밖에 없다.

 따라서 선정 절차와 이에 따른 기간을 산정해 볼 때 △2월 초 심사 기준 및 일정 공고 △2월 말이나 3월 초 희망 사업자 접수 △3월 초·중순 서류 보정 기간 △3월 말·4월 초 심사위원회 구성 △4월 초·중순 합숙 심사 △4월 중순·말 사업자 선정 발표 등의 순이다.

 양 위원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사업자 선정을 다시 추진하며 선정과 관련해 심사 기준과 일정도 조속히 마련해 공표한다”며 “최적의 사업자가 선정돼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토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