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반도체업계, `전통구조`에 새 바람

급성장하는 국내 팹리스 반도체업계가 지난 10여년간 메모리·장비 중심으로 운영돼 온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회장 황창규)는 다음달 개최할 총회에서 코아로직(대표 황기수)을 부회장사로, 씨앤에스테크놀로지(대표 서승모)를 이사사로 각각 추대, 이사회에서 팹리스 반도체업계의 영향력을 대폭 높일 계획이다. 또 지난 2004년 16개사에 불과했던 팹리스 반도체 회원사를 지난해 약 2배인 35개사로 확대한데 이어 올해는 이를 70개사로 늘려 나갈 예정이다.

 국내 반도체업계 모두를 대표하는 반도체산업협회의 이같은 변화는 국내 반도체산업 전반에서 팹리스 반도체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메모리 등과 비교할 때 아직 매출규모가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협회 내에서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의 발언권을 키우는 배경에는 △팹리스 반도체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와 △2015년 세계반도체 2위 달성을 위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덕영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반도체산업은 그 자체가 매우 매력적인 산업이지만 팹리스 시스템반도체분야는 현재 시장규모나 미래 시장을 볼 때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황금어장”이라며 “협회는 시스템반도체(팹리스설계산업 등)업계의 현안을 해소하는데 앞장서 국내기업들이 글로벌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협회는 올해와 내년 매출이 발생하는 거의 모든 팹리스를 회원사로 유치, 팹리스업계 전체 및 분야별(애플리케이션별) 통계가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협회는 팹리스 회원사의 목소리를 반도체연구조합에서 주관하고 있는 정부의 시스템IC2010사업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시스템반도체산업과 국내 팹리스의 효과적 성장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협회와 연구조합은 시스템IC2010사업의 중요성을 적극 알려, 200억원 수준인 연간 예산을 2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정책의 한 축으로 하고 있는 차세대반도체성장동력사업단(단장 조중휘)과의 공조를 통해 △파운드리·팹리스 설계·패키징·테스팅 업계가 공동 참여하는 ‘팹리스·파운드리발전협의회’의 활성화 △시스템반도체검증지원센터 및 시제품(칩) 제작지원사업 등과 팹리스 회원사 연계 등도 진행하고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