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도 `上善若水`가 화두"

"과기계도 `上善若水`가 화두"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내정자가 최근 한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고사성어 ‘상선약수(上善若水)’가 과학기술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내정자는 얼마전 신라호텔서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연초에 어떤 분이 사자성어를 보내주셨는데 뜻이 너무 마음에 들어 소개한다”며 ‘상선약수’를 화두로 꺼냈다. 상선약수란 중국 노자의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직역하자면 ‘최고(上)의 선(善)은 물(水)과 같다(若)’는 뜻이다.

김 내정자는 “물은 위에서 밑으로 흐르는 겸손한 속성이 있는가 하면 모자란 곳을 메꿔주고 깨끗하게 만들기도 한다”면서 “올해 우리나라가 더 깨끗하고 더 화합하며 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기원한다”고 의미를 더했다.

얼핏 평범한 신년 축하 인사로 들리지만 과기계에서는 그 속뜻과 배경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최근 황우석 사태에서도 교훈을 얻었듯, 우리나라 과학기술계가 무리수를 두거나 편법을 쓰지 않고 순리대로 가야한다는 따끔한 지적을 전달한 게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또다른 과학기술인은 현 정부의 혁신 정책으로 다소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새로 (개혁의) 회초리를 드는 것보다는 순리대로 행정을 펼치겠다는 김 내정자의 ‘소신’으로 이해했다.

그런가 하면 한 과학기술계 인사는 “상생과 화합을 강조하는 현 정부와 코드를 맞추면서 아직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내정자 신분에서 무난한 이미지를 드러내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과기부의 한 간부는 “김우식 내정자의 성품이나 일하는 방식을 두고 현 과기부총리(오명 부총리)와 색깔이 비슷하다는 평판이 있다”고 전하며 “과기부총리가 되신 후에도 전임 부총리의 정책을 존중하면서 기존 틀을 유지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상선약수’는 열린우리당 의장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과 당에 복귀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여당 의원들이 새해 들어 즐겨 인용한 성어이며 ‘고사성어 정치의 달인’으로 통했던 김종필 전 자민련총재가 평소 좌우명으로 삼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