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ARC`에 한국빔라인 설치 추진

건설공사가 한창인 50GeV급 싱크로트론(가속기) 일부 구역 모습
건설공사가 한창인 50GeV급 싱크로트론(가속기) 일부 구역 모습

오는 2009년까지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일본 도까이무라에 구축될 고에너지(500억전자볼트) 양성자 가속기인 ‘J-PARC(Japan-Proton Accelerator Research Complex)’에 한국 전용 빔라인이 설치될 전망이다.

방형찬 서울대 교수(물리학)는 25일 “최근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KEK)로부터 J-PARC 전용 빔라인 설치 제안을 받았다”며 “오는 5월까지 빔라인을 활용해 수행할 세부 연구과제를 발굴해 KEK 측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 교수는 “J-PARC은 우리나라에서 7년 뒤 완성될 100메가(M)전자볼트급 양성자 가속기보다 500배 정도 높은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미래 장비”라며 “전용 빔라인을 설치하면 경제적으로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우수 인력과 기술 노하우를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부는 KEK 측의 전용 빔라인 설치 제안에 따라 3월부터 5개월 간 적정 투자규모(빔라인 설치 비용), 투자대비 파급효과, 예비타당성 등을 조사·분석하기로 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100억∼200억원대 예산안을 마련한 뒤 내년부터 지원을 본격화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과기부는 앞으로 J-PARC 전용 빔라인 사업을 위한 효과적인 국내 추진체계를 만들고 국내 이용자그룹 분석을 통해 양성자 가속기 관련 인적 자원을 발굴·육성할 계획이다. 또 독창적인 연구 프로그램을 발굴함과 동시에 고도 기술이 요구되는 검출기 제작에 국내 기술진을 참여시키는 등 기반 기술을 국내로 들여오는데 힘쓸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스핀 구조 함수, 하이퍼 핵 구조, 차세대 신물질 등 정보·나노·생명공학·환경기술 연구의 기반이 될 과제들이 발굴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부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 내 최첨단 양성자 가속기를 국내 설비처럼 활용할 절호의 기회라는 게 물리학계 의견”이라며 “기획연구를 통해 투자 규모, 시기 등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양성자 가속기=원자핵을 이루는 기본 입자 중에서 양 전하를 띤 양성자를 점점 빠르게 움직이도록 해 높은 에너지를 얻는 장치. 가속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부딪히게 하면 물질 구조가 달라지는 특성을 이용해 산업기술 분야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