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원 시장이 열린다’
서버 업체가 증권사 시스템 교체 물량에 대비해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는 그동안 증시 불황으로 시스템 투자 연기를 거듭해 온 증권사의 투자 대기 물량이 올해 한꺼번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수합병을 거친 증권업체를 중심으로 올해 유닉스 서버 업그레이드와 핵심 업무 시스템 교체 수요까지 몰리고 있다.
◇1000억원대 시장 눈앞 = 올해 증권 분야 서버 시장 규모는 전문가에 따라 견해가 다르지만 Y2K 문제가 불거졌던 2000년 이후 최대 교체 수요를 예상하고 있다. 최소 1000억원 이상은 충분하다는 설명. 컨설팅과 각종 애플리케이션 개발,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까지 합하면 1500억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미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옛 동원증권)이 수백억원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LG투자증권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도 차세대 프로젝트 검토에 나섰다. SK· 한화증권 등 10여개 증권사도 유닉스 장비 투자만 20∼50억원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 최대 ‘윈백’ 격전지 = 이에 따라 이 시장에서 ‘윈백’ 공세도 치열할 전망이다.
한국IBM이 메인프레임을 공급한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한국HP를 중심으로 유닉스 서버 진영의 교체 목소리가 거세다. 반면 한국IBM· 한국썬은 대우증권 등 한국HP 탠덤(논스톱) 사이트를 정조준하고 있다. 탠덤이 아이테니엄 칩 기반으로 제품 교체 주기에 접어 들었다는 점을 노리고 있는 것. 최근에는 한국후지쯔도 증권사 공략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시장을 장악한 한국썬 사이트를 집중 공략하는 상황. 이 회사는 굿모닝신한· 동양증권 등에 처음으로 유닉스 서버를 공급했으며 증권사 CIO를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도 계획 중이다.
◇ 통합 프로젝트가 좌우 =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최근 M&A 를 단행한 증권사의 통합 프로젝트다.
우리투자증권(옛 LG증권· 우리증권), 농협이 인수한 세종증권, 하나은행이 인수한 대한투자증권(하나증권과 통합), 한국투자증권(구 동원증권) 등이 모두 대상 사이트. 시스템 통합과 차세대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주전산기를 포함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LG투자증권)의 시스템 교체 프로젝트는 대우증권과 함께 올해 ‘빅3’ 증권사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예산 규모만 각 업체당 300억∼500억원 이상으로 점쳐진다.
한국HP 엄태영 이사는 “대형 증권사가 차세대 프로젝트를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 시스템을 그대로 쓰는 증권사도 투자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증시 활황에 발맞춰 대다수 증권사가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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