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커뮤니티가 단순한 사교 모임을 넘어 SW시장의 신주류로 등장하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SW 커뮤니티는 최근 대형화를 통한 사용자 저변 확대는 물론이고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 그리고 창업에까지 이어지는 등 SW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변종석 한국소프트웨어커뮤니티연합(SCA) 회장은 “외국 SW 기술이 국내 상황에 맞지 않아 곤혹을 치르는 개발자가 많다”며 “최근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개발자가 늘어나면서 커뮤니티가 개발자 간 정보 교환을 넘어 상용 기술 개발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용 기술 개발의 장=자바 개발자 모임인 자바서비스넷의 이원영 회장은 커뮤니티를 통해 개발한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성능관리(APM) 솔루션 수요가 늘어나자 지난해 이 아이템을 가지고 자바서비스컨설팅이라는 회사를 창업,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원형 사장은 “지난 97년 자바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때 개발자들의 모임이 필요해 커뮤니티를 결성해 운영하다 개발자 간 정보 공유를 통해 APM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며 “지난해 APM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자바서비스컨설팅은 지난해 APM 솔루션인 ‘제니퍼’로 매출 11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5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SW개발자 커뮤니티인 데브피아(대표 홍영준)가 개발한 서버용 SW ‘덱스트 업로드’는 커뮤니티를 통해 상용화된 대표적인 제품이다. 데브피아 커뮤니티 개발자들에 의해 개발된 이 제품은 데브피아에 연간 5억원의 매출을 안겨준다. 데브피아는 올해 일본·미국·캐나다·중국 등지로 진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럴 경우 국내 SW 커뮤니티 개발 제품이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성과를 얻게 된다.
커뮤니티가 상용 제품에 미치는 영향력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대표 백종진)가 오는 4월 출시할 데스크톱 리눅스 운용체계(OS)인 ‘한소프트리눅스 2006 워크스테이션’ 개발 프로젝트는 커뮤니티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100여명의 커뮤니티 회원이 개발에 참여, 다음달 최종 테스트 버전을 출시한다.
조광제 한글과컴퓨터 상무는 “커뮤니티의 강점은 개발 제품에 대한 기술적 피드백과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아시아눅스를 커뮤니티가 참여하는 오픈 프로젝트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표준 공개SW 환경(OS)인 ‘부요’ 개발 프로젝트 참여 업체 역시 개발자 중심의 커뮤니티 구성을 추진중이다.
◇대형화 급진전=아이템별로 소규모로 활동하던 커뮤니티의 대형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데브피아를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자바·오픈소스 3대 진영이 연합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뮤니티가 탄생한 데 이어, 국내 대표적인 15개 SW 개발자 및 엔지니어 커뮤니티가 참여하는 SCA가 출범했다.
이에 따라 데브피아는 회원수만 50만명, SCA는 8만명을 확보하게 됐다. 규모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홍영준 데브피아 사장은 “커뮤니티의 역량을 집결하고 국내 SW산업의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며 “회원수를 지속적으로 늘려 국내 SW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공개SW 개발자 커뮤니티인 KLDP도 소규모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참여 인원이 지난해 4000명에서 올해 1만명을 넘길 전망이다.
이 밖에 아직 개별적으로 운영중인 커뮤니티들도 연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SW 커뮤니티의 대형화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국가 차원 지원 분야 찾아야=하지만 SW 개발자 커뮤니티의 역할과 중요성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커뮤니티가 외국 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국산 SW 개발 역량 강화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커뮤니티 활동이 국부 창출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 빨리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은 “SW 커뮤니티를 통해 나온 기술들이 IT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는데도 국내 기업이나 정부의 커뮤니티 지원 전략이 미흡하다”며 “커뮤니티를 육성하는 것이 SW기술강국으로 거듭나는 지름길임을 되새겨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익종·윤대원기자@전자신문, ijkim·yun1972@etnews.co.kr
`커뮤니티` 중심 상용 제품 개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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