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용기자의 나노 돋보기](33) 넘쳐나는 나노 상품

자동차 용품 802, 출산·완구·아동용품 340, 영상·음향·생활가전 235, 화장품·향수 78, 주방·건강·생활용품 77 등...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http://www.auction.co.kr)에서 ‘나노’를 검색(물품찾기) 해보니 16개 카테고리에 무려 1840여건이 뜬다. 세탁기, 양말, 청소기로부터 은나노 치약과 금 나노입자를 덧씌웠다는 칫솔에 이르기까지 거의 없는 게 없다. 심지어 나노기술과 무관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에 나노를 사용한 것도 있다.

나노가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현란하고 멋진 문구의 하나로 등장했다. 집 안을 둘러보자. 가전제품이나 건강 관련 제품 중에서 나노 문구 한두 개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도 집 안 청소기에서 ‘나노실버’라는 문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청소기 외관을 둘러봐서는 어디에 어떻게 나노실버가 쓰였고, 어떤 기능을 발휘하는지 알아보기 힘들었다. 인터넷의 도움을 청했다. 청소기 먼지 주머니 필터에 나노실버를 넣었고, 그곳에서 음이온이 발생해 균을 죽인다는 얘기였다. 이밖에 나노 칫솔·치약, 자동차 운전대 덮개, 아기 젖병·노리개 등도 자세한 기능을 알아보려면 품을 좀 들여야 했다.

요즈음 유행하는 나노상품은 대개 수십∼수백나노(10억분의 1) 미터 짜리 입자들을 이용한 것들이다. 금이나 은 입자를 잘게 부숴 제품 표면이나 필터 등에 붙이거나 섞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물론 그 기능과 효과가 입증된 사례도 많다. 하지만 모두가 제대로 기능과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특히 사람에 안전하고, 자연에 해가 미치지 않는 지를 아직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

김원국 명지대 교수는 “(나노입자는) 너무 작다 보니 규제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생산, 폐기 과정 모두가 아직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