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용 소(SAW, 표면탄성파) 필터 부문에서는 해외 어떤 업체도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국내 벤처기업이 있다.
쏘닉스(대표 양형국 http://www.sawnics.com)는 2003년 DMB 단말기용 중간주파수(IF) 소필터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 국내 DMB 소필터시장의 100%를 장악한 업체다.
소필터는 잡음을 제거하는 일종의 신호 여과기로, 안테나를 통해 들어오는 많은 신호 중에서 필요한 신호만을 분류해 통과시키는 핵심 부품이다. 듀플렉서보다 크기가 작아 모바일기기나 케이블 TV, 디지털 TV, DMB 등 무선통신에도 사용되면서 수요가 급증했으며, 전 세계 시장 규모는 6조 원에 달한다.
쏘닉스는 일본의 무라타와 독일 엡코스 등과의 경쟁에서 승리, 국내 DMB 시장을 독점했다. 쏘닉스가 자랑하는 경쟁력은 수입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신호전달 효율이 100% 에 달할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특히 쏘닉스가 처음 국산화에 성공했던 DMB IF 소필터는 길이가 10.8㎜, 두께 4.8㎜로, 당시 일본 히타치가 내놓은 필터의 3분의 2 크기에 불과했으며 무라타 제품보다도 두께 경쟁에서 앞서면서 업계의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 때문에 쏘닉스의 이름을 해외에도 알릴 수 있었으며, 현재 디지털오디오방송(DAB)용 소필터를 유럽에 수출하는 데 발판이 됐다. 최근에는 유럽식 이동방송DVB-H 단말기용 IF 소필터 개발에도 성공, 유럽의 단말기 업체들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와이브로 단말기와 중계기에 들어가는 소필터도 개발할 계획이다.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해외업체들과 견줄 수 있을 만큼의 생산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 지난 해 LG이노텍의 소필터 생산라인을 인수하기도 했다. 월 60만 개 가량을 생산해온 쏘닉스는 LG이노텍 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월 300만 개의 생산체제를 갖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미니인터뷰 - 양형국 사장>
쏘닉스는 2000년 창업, 역사가 6년도 채 되지 않은 벤처기업이다. 그러나, 지금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15년의 노력이 있었다는 게 양사장의 설명이다.
양형국 사장은 “지난 15년간 소필터 개발에만 전력해 왔다.”며 “나 뿐 아니라 쏘닉스의 연구원들 대부분이 10년 이상 이 분야에 몸을 담아왔으며, 지금 쏘닉스는 이들의 땀의 결과”라고 말했다.
소필터 전문업체로 기반을 확고히 할 수 있는 2006년을 만들기 위해 쏘닉스는 지난 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차세대 방송 단말기와 중계기에 들어가는 모든 소필터 개발을 마무리 한데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LG 이노텍 소필터 사업부문도 인수했다. 다음 달이면 월 3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새 공장이 천안에 문을 연다. 생산·개발 인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채용도 진행 중이다.
양 사장은 “국내 시장 100%를 점유한 데 이어 올 해는 본격적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