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김건 씨드나인엔테터인먼트 사장

“이 작품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한 시점에 있는 게임입니다. ‘토막’ 이후 처음으로 나온 것이니까요. 하지만 ‘알투비트’는 여전히 손 볼 것이 많은 허점투성이입니다. 다행히 유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기분은 좋습니다만 더욱 노력해야죠.”

# ‘토막’으로 유명해져

‘알투비트’로 국내외 업체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는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 김건(30) 사장의 말이다.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질만큼 패션에 관심이 많지만 게임 개발에 몰두하면서 초췌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김 사장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게임 ‘토막’으로 인해서였다. 이 작품은 사람의 머리를 키운다는 쇼킹한 컨셉트를 가지고 있다. 식물을 키우는 것처럼 사람의 머리를 화분에 담아 여러 가지 양분과 이야기로 성장한다는 내용으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한 게임전시회에서 이 작품은 엄청난 이슈가 됐고 씨드나인의 건너편 부스였던 위자드소프트의 관계자가 당장 패키지로 발매하자는 제의를 했다. 생각할 것도 없이 계약을 체결하고 그는 잔뜩 기대에 부풀었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기운이 쏙 빠졌지만 한편으론 좋은 소식도 들려왔다.

‘토막’이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 사장은 반신반의하며 일본으로 건너갔고 실제 약 9만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팔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거기서 그는 또 생각할 것도 없이 썬소프트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다행히 2만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다(일본에서 PC패키지 게임이 2만장 팔리면 정말 대단한 것이다).

# 열혈 게임마니아가 개발자로

“오래전부터 음악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알투비트’가 나오게 된 것도 제가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인데, 평범하게는 하기 싫었고요. 기존의 리듬액션과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도전했습니다. 그 결과가 ‘알투비트’죠.”

‘토막’을 발판으로 김 사장은 새로운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나 마음에 든 것은 결국 ‘알투비트’였다. 이 작품으로 김 사장은 여러 퍼블리셔들을 만났고 그들이 해준 조언을 바탕으로 게임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 이 부분에서 그는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들의 조언이 없었다면 지금의 ‘알투비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김 사장은 그 누구보다도 열혈 게임 마니아였다. 초등학교 시절 구입한 애플컴퓨터로 게임에 몰두했으며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그 유명한 ‘하이텔 게임기제작동호회’에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했다. 여기서 그는 김학규 IMC게임스 사장 등 유명 개발자들을 만났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고등학교에 올라서는 어린 나이에 비해 성인보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개발사들이 그에게 외주로 일을 맡겼다. 아르바이트로 용돈이나 벌 생각으로 김 사장은 외주 업무를 맡았고 이를 통해 실전 경험까지 키울 수 있었다.

# 꿈이 현실로

대학생이 되고는 병특으로 들어간 회사에서 단 2명으로 ‘벨리알 이야기’를 만들어 시장에 공개했다. 그의 말로는 ‘엄청나게 허접해서 게임도 아닌 것’이라고 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이를 바탕으로 김 사장은 마침내 자신의 게임개발사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를 창업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부터 이어온 오랜 꿈이 드디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젊은 인재가 구름처럼 몰려 있는 곳이 게임산업이지만 김 사장은 특히 이른 나이에 쓴맛 단맛을 다 보고 이제 햇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앞으로 개발하고 싶은 게임 당연히 많죠. 하루에도 아이디어가 여러 개 떠올라요. 하지만 지금은 ‘알투비트’에 매진할 때입니다. 이 작품이 성공하면 또 기발한 아이디어로 색다른 게임을 공개하겠습니다.”

<김성진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