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 멀티플렉스 체인 전문업체의 스크린 수 늘리기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2003년 극장 체인화가 본격화되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 수는 지난 2003년 1132개에서 2005년 1634개로 44.3%나 늘어났다. 반면 국내 영화 관람객 수는 2003년 1억1948만명에서 2005년 1억4300만명으로 19.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영화 스크린 수가 관람객 수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공격적인 투자로 스크린 수 늘리기 경쟁에 앞장선 국내 3대 영화 멀티플렉스 체인 전문업체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최대 75%까지 급감했다. 스크린 수를 늘려 관객 점유율을 높이려는 이들 업체 간 경쟁이 순이익 급감으로 이어지면서 스크린 수 늘리기 경쟁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국내 영화 스크린 수가 적정 수준을 넘어 포화상태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멀티플렉스 체인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이 영화 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류형진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팀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영화 관람객 증가율보다 멀티플렉스 상영관 및 스크린 수 증가율이 더 높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2007년 또는 2008년이 되면 스크린 수 포화상태에 이를 수도 있어 산업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영화 상영관 및 스크린 수의 지역별 불균형도 점점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중소 도시는 과도한 스크린 수 늘리기 경쟁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200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CJ CGV(대표 박동호)는 매출액이 2004년 2168억원, 2005년 2390억원으로 소폭 늘어났으나 순이익은 2004년 343억원에 비해 2005년 254억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롯데시네마(대표 김광섭)도 지난해 약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2004년보다 20% 가까이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2004년에 비해 약 75%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의 한 관계자는 “영화관이 늘어날수록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및 상영관 리뉴얼 비용도 급격히 늘어나 순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지난해 상영관과 스크린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은 메가박스(대표 담철곤)도 2005년 매출이 2004년에 비해 1.5% 늘어났지만 순익률이 2004년 15.5%에서 지난해 14%로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극장 체인 메이저 3사는 올해도 경쟁적으로 스크린수를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업계 전반에 우려를 낳고 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etnews.co.kr
관람객수 증가율의 2배 늘어 수익급감 등 산업 전체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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