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은 탈출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소니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가전사업의 호조로 2005 회계연도(2005.4∼2006.3) 흑자가 확실시된다는 낭보를 알렸다.
소니는 지난 26일 밤 도쿄증시가 폐장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005년 회계연도에 매출 7조4000억엔·순이익 700억엔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소니는 당초 매출 7조2500억엔·순이익은 100억엔 적자를 예상했었다.
실적 호조는 지난 해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 등 경영진이 물러나고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이 부임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래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분석은 ‘소니의 부활은 아직 멀었다는 것’.
이제부터 낮은 영업 이익률, 4분기 구조조정의 여파에 의한 영업 적자 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명가의 부활인가=이번 실적 호조는 단연 3분기 가전사업의 본격적인 회복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평판TV인 ‘브라비아’와 휴대형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3분기(10∼12월) 가전부문 매출은 1조6000억엔. 지난 해 가을부터 전 세계에 출시한 평판 TV 신규 브랜드 ‘브라비아’의 판매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우선 출시한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도 LCD에서 수위 샤프와 40포인트 가까웠던 격차를 반으로 줄였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6%로 뛰어 올랐다.
◇삼성과의 동침 성공=삼성전자와 합작 설립한 S-LCD를 통해 LCD패널을 조달함으로써 생산 비용을 줄이고 제품 개발속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까지 소니는 LCD 패널의 내부 조달이 불가능해 수요 변동에 즉시 대응하지 못했다. 패널 내재화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샤프에 대항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향후 소니는 삼성전자와 2007년 이후 안정적인 조달을 위해 차기 투자(8세대 신규 라인)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제=소니는 ‘스파이더맨 2’의 성공으로 작년 186억엔의 이익을 냈던 영화 스튜디오 사업에서 올해 내놓은 ‘게이샤의 추억’ 등의 흥행이 부진해 3분기에 4억엔의 손실을 냈다. 차세대 DVD 주도권 경쟁에서도 블루레이가 도시바의 HD-DVD를 이기리라는 보장이 없다.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 취임 후 작년 9월 1만명의 인력을 줄이고 11개 공장을 폐쇄하는 대신, 반도체와 TV분야의 투자를 늘리겠다는 구조조정도 지속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하지만 TV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새로운 장애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가전 부문 전체의 수익력은 아직 ‘열악’하다는 게 대다수의 지적이다. 3분기 실적 호전에는 ‘1달러=116엔’이라는 엔화 약세 효과도 봤다. 엔화가 1엔 떨어지면 소니는 연간 약 60억엔의 영업 이익 효과를 본다. 채산성 없는 브라운관(CRT), PDP TV 부문의 철수 등으로 지속적인 흑자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다만 3분기 대대적인 실적 개선이 ‘소니가 가전 사업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은 분명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