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벤처가 뜬다]사라콤

해상 통신장비 전문업체에서 육상 통신장비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사라콤은 오는 2010년까지 매출 2000억원의 종합 방송통신장비업체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사진은 사라콤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배정철 상무와 R&D센터 연구진.
해상 통신장비 전문업체에서 육상 통신장비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사라콤은 오는 2010년까지 매출 2000억원의 종합 방송통신장비업체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사진은 사라콤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배정철 상무와 R&D센터 연구진.

 디지털 시대의 빠른 변화에 한 발 앞선 준비와 대처로 국내외 통신장비 시장을 선도하는 지방 벤처기업이 있다.

 사라콤(대표 임건 http://www.saracom.net)은 지난 71년 선박용 통신 항해장비 개발을 시작으로 90년대 후반 첨단 디지털 방송·지상파DMB·3세대(G) 이동통신 중계기 개발에 성공했고, 이어 최근에는 RFID 리더와 태그를 선보이며 u포트 사업으로까지 진출 채비를 갖춘,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부산의 대표 IT벤처기업이다.

 회사 매출은 아직까지 조선 기자재와 해상 통신장비, 항해장비 등 자체 전통 품목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이미 사라콤 비즈니스의 중심축은 디지털 방송장비와 이동통신 중계기 등 첨단 통신기기 품목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기존 항해 통신기기 시장에 등을 돌린 것은 아니다. 선박용 통신 항해장비 시장에서 사라콤은 여전히 세계 4대 메이커 중 하나다.

 ‘상륙작전’으로 일컬어지는 사라콤의 해상 기반에서 육상기업으로의 변신은 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상 통신기기 시장 자체가 규모가 적고 또 시장 파이도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요구되는 기술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광범위해졌다.

 기존의 해상 통신기기 개발 노하우를 활용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요구받게 된 것이다. 특히 90년대에 새로운 해상통신시스템이 선박 및 항해 과정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바로 디지털과 해상 통신의 접목이다. 사라콤은 이에 발맞춰 디지털 장비 개발에 나섰고 96년부터는 매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육상 통신기기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 2000년에는 코스닥 상장이라는 꿈도 이뤘다.

 시련기도 있었다. 디지털 방송시대를 예상하고 한발 앞서 지난 2001년 디지털TV 중계기를 내놓았지만 3년여 동안의 전송방식 논쟁으로 방송 자체가 연기되면서 개발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사라콤 이동통신 중계기는 이미 대만에 벤더로 등록돼 샘플용이지만 3억원의 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통신 중계기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3G 시장 개화를 앞두고 이동통신 중계기 교체 수요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돼 이 분야에 대한 희망이 어느 때보다 크다.

 지난해 매출은 240억원. 앞서 밝힌 대로 육상 쪽 신규 사업 매출은 10억원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매출 목표 350억원에서 100억원 이상을 신규 사업에서 올릴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새로 만든 u비즈사업부는 향후 사라콤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인 동시에 사라콤의 차세대 먹거리를 만들어낼 곳이다.

 이를 발판으로 부산시에서 구축하는 u포트 사업에 적극 참여해 이 사업을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워놓았다. 이와 관련, 이미 RFID 능동형 리더와 태그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놓은 상태다. 또 2000년 이후부터는 전체 매출의 10%에 육박하는 재원을 지속적으로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석박사급만 30여명에 이르는 등 고급 연구인력도 보유하고 있다.

 임건 사장은 “올 초 2010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종합 통신방송장비 기업으로 거듭나자는 ‘비전 2010’을 선포했다”며 “해상 통신장비로 시작해 상륙작전을 감행했고, 이제는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 통신장비업체로 도약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