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바람을 일으켜라.’
중소 모니터 업체들이 신제품과 신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기업과 외국기업의 가격인하 공세가 거세지면서 17인치 등 기존 LCD 모니터 시장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제품은 물론이고 시장까지 새로 바꾸지 않으면 ‘침몰’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TV 겸용, 와이드형 등 ‘신병기’가 줄줄이 발표되는가 하면 게임기용 모니터 시장, 광고용 모니터 시장 등 ‘블루오션’을 겨냥한 신프로젝트도 잇따르고 있다.
◇신병기 ‘러시’=중소 모니터 업체들의 올해 신제품은 ‘프리미엄급’으로 중무장했다. 그간 주력으로 꼽혀온 17인치와 19인치 LCD 모니터는 대기업 제품과 가격격차가 10% 안팎으로 좁혀졌기 때문.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이들 제품은 잘 팔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수익성도 크게 떨어져 자연스럽게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비티씨정보통신과 오리온정보통신은 최근 TV 겸용 와이드(16대10) LCD 모니터를 나란히 출시했다. 피씨뱅크도 TV튜너를 내장한 24인치급 대형 LCD 모니터를 이르면 이달 말에 선보일 계획이다.
비티씨정보통신 관계자는 “TV 겸용 모니터가 일반 모니터보다 영업이익률이 2∼3% 높은 데다 올해에는 독일월드컵으로 ‘세컨드 TV’ 특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형화도 급진전되고 있다. 피씨뱅크는 20인치, 21인치, 24인치 20인치대 풀 라인업을 갖춘 데 이어 30인치대 초대형 모니터 개발도 검토중이다.
피씨뱅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0인치 이상 프리미엄 제품 매출 비중이 20%에 머물렀지만 올해에는 30∼4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루오션을 찾아라=게임기용 모니터, 광고용 모니터 등 신천지 개척 열기도 한껏 고조되고 있다.
비티씨정보통신, 올링스미디어 등이 26인치급 오락실 게임기용 LCD 모니터를 개발한 데 이어 피씨뱅크는 할인점 등에 공급할 광고용 LCD모니터를 다음달 초에 내놓고 본격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비티씨정보통신은 나아가 디지털TV 보드와 내비게이션 겸용 멀티미디어 기기를 개발하는 등 탈 모니터 업체까지 선언한 상태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 1200억원 가운데 500억원을 모니터 이외의 신규 사업에서 벌어들일 계획이다.
홍주식 디스플레이뱅크 연구원은 “대기업들도 17인치의 경우 마진율이 거의 없어 19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반 박자 빨리 대형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한 중소업체들은 계속 쫓길 수밖에 없다”며 “게임기용, 광고용, 노래방용 등 수익성이 높은 ‘세컨드 모니터 시장’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